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꽃보다 남자 25회 - 그땐 그랬지/그리하여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

도희(dh) 2009. 4. 3. 18:22

꽃보다 남자가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이라는 것은 언제나처럼 시원함과 아쉬움이 동시에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말도많고 탈도많은 드라마여서 끝나고나면 뭔가 후련하고 금새 잊을 줄 알았는데  드라마가 종영한지 사흘정도 흘른 지금도  은근히 뒷여운이 남는 것이 뭔가 묘한 기분입니다.

본방보면서 이 곳에 감상을 제대로 안남겨서 아쉽기도하지만, 근래 너무 귀차니즘과 게으름이 동시에 찾아와서 어쩌지 못했다는 변명을 짧게 들이대며...


꽃남 25회에서는, 극 초반의 에피소드들을 간간히 재배치시키며 '그땐 그랬지'라는 추억을 곱씹으며 웃을 수 있도록 배치시켜놓으며 마지막임을 알려주는 듯 했습니다. 뭐~ 나름 '준표&잔디'의 이뻤던 장면들을 재탕해주니 기분좋게 본 것도 사실이구요.



그땐 그랬지 1 :: 인공호흡

3회 >> 벌레때문에 놀라 풀장에 빠진 준표를 구해 인공호흡을 시도하는 잔디.
25회 >> 준표의 기억을 깨우기 위해 스스로 물에 빠진 잔디를 구해 인공호흡을 시도하는 준표.


본방으로 보면서 별 생각없이 보다가, 드라마가 끝나고 이리끄적 저리끄적 거리다가 생각난 장면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잔디가 준표를 구하면서 인공호흡을 했었잖아'라면서 말이죠.



그땐 그랬지 2 :: 준표의 고백 & 데이트 신청

4회 >> 지후를 떠나보낸 후 잔디에게 고백하는 준표와 비행시 소리에 못듣는 잔디.
25회 >> 잔디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 준표와 오토바이 소리에 못듣는 잔디.

잔디를 차에 밀어붙혀 뭔가를 말하려고 시도하는 순간, '혹시?'했는데 '역시'였습니다.
오토바이 소리에 아무 것도 못듣고 멍하니 서있는 잔디를 보며 '말을해. 왜 말을못해. 못들었으면 못들었다, 왜 말을 못해!!!'라며 혼자 흥분해버렸습니다. 추억을 되새겨주는 건 감사하지만, 왜 말을 안하는거야...;
게다가 자기혼자 만족하며 차타고 쌩~ 하니 가버리는 준표는 뭐람...;


그땐 그랬지 3 :: 남산 데이트

4회 >> 설마하며 뒤늦게 달려온 잔디와 준표의 어색하지만 이뻤던 남산데이트 & 첫날밤...;
25회 >> 준표의 데이트 신청을 뒤늦게 깨닫고 달려온 준표와 잔디의 남산데이트


기대했던 장면이 물흐르듯 술술 흘러간 덕에 조금 아쉬워서 궁시렁거리기는 했지만, 예쁘게 기억되는 '남산 첫 데이트씬'을 이들의 '마지막 데이트'로 장식해주더군요.
'구준표 금잔디 첫날밤' 글씨는 화면이 툭~ 튀면서 예전화면 가져다쓴 것이 느껴지기는 했습니다.

이 장면을 캡쳐해놓고 비교해보니, 이 두아이가 나름 발전된 사이임이 한 눈에 들어오기도 하는군요. 허허



그땐 그랬지 4 :: 준표의 잔디찾아 삼만리...?

4회 >> 통통배타고 휴가와 알바를 동시에 즐기는 잔디와 가을 앞에 나타난 거대한 배타고 찾아온 준표.
25회 >> 의료봉사하는 잔디를 찾아 헬기타고 찾아온 준표.


통통배타고 낚시하는 잔디에게 물벼락씌우던 준표와 그런 준표에게 바락바락 악을 쓰던 잔디.
그리고, 헬기로 바람날리며 잔디에게 모래씌우는 잔디와 그런 준표의 등장에 반가운 듯한 잔디.
헬기는 장난감같지만 (진짠가?), '구준표 전용 금잔디'를 당당하게 찾아대는 준표의 등장은.. 알고있었으면서도 반갑고 그렇더군요. 통통배와 대형배 때의 이들이 생각나면서 말이죠.

그러고보면, 3~4회에 있었던 에피소드가 이쁘긴 이뻤나봅니다. 25회의 추억이 3~4회에서 모조리 나온 걸 보면 말이죠. 정말, 그땐 좋았지...(웃음)



그랬지 5 :: 지후와 춤추는 잔디

3회 >> 서현의 도움으로 예쁘게 변신하고 지후의 파트너가 되어 춤추는 잔디.
25회 >> 졸업파티에서 지후의 파트너가 되어 춤을 주는 잔디.


잔디의 '영혼의 동반자' 발언이 여기저기를 뒤숭숭하게 만들고있는 듯 하더군요.
뭐, 전에도 잠시 말했듯이 저는 '소울메이트 = 사랑'이라는 공식이 맞다고 생각하지않기에 '그래'하고 넘어갔습니다.
잔디는 이제 더이상 지후의 발을밟고 춤을 추지않는 듯 보였습니다. 발밟고 다시한번 춤췄다면 대박인데. 라는 짧은 상상과 함께.

지후와 잔디는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그림과 분위기가 무척 예뻤던 아이들로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그리고 엔딩.

같은 곳에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본다.
F4와 잔디가 저렇게 나란히 서서 저 멀리 바다끝 수평선을 바라보며 맺는 엔딩은 그런 의미를 주는 듯 하더군요.
준표의 세계, 잔디의 세계가 없듯이... F4와 잔디는 그렇게 같은 곳에 서서 같은 세계를 살아간다... 라는?
저런 의미의 대사가 꽤나 많이나왔던 점을 미루어보아 작가는 저 것을 꽤나 큰 의미로 사용하려고 했던 것 같긴한데, 25회동안 극을 풀어내면서 이 드라마의 정체성이 '판타지'인지 '성장드라마'인지 '신데렐라 드라마'인지 '통속극'인지 분간할 수가 없어서 엔딩이 나쁘지않았음에도 약간의 찝찝함이 남기도하고, 저는 그렇습니다.

아, 저 위에 사진의 엔딩 이후에 F4사진이 두둥~ 나온 것으로 보아서는 'F4가 만들어주는 판타지'가 이 극의 가장 중요한 주제였다는 것을 새삼 깨닫기는 했습니다.

해피엔딩처럼 보이면서, 잔디는 어찌되었든 결국 준표의 반지를 받지않았습니다.
결혼이란 덫에걸려 꿈을 이루지못하는 것은 싫다. 지금 이루려는 꿈이 완성될 때까지 보류다. 뭐.. 그런 의미인지 아니면, F3의 '이의제기' 멈칫한 건지 그 건 잔디만이 알 듯 합니다.
잔디가 준표의 프로포즈를 보류하면서, 이 두아이의 사랑의 결말은 확실해지지않았지만~ F4와 잔디가 함께 웃으며 끝을 맺은 것은 좋게 느껴졌습니다. 또다른 다음을 내심 기대하게하는 것 같기도하고. 
아.. 이 걸 노린건가? 궁 때도 그랬듯이 제작사에서 '시즌2'를 기대해봐라~ 하는 장난질...???
물론, 시즌2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우빈의 에피소드가 빠진 것에 대한 아쉬움은 두고두고 남을 듯 하네요.

뭐가 어찌되었든, 저는 3개월간 기분좋은 꿈을 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이런 신선한 꽃돌이들이 나오는 '재미나고 설레임이 있는' 트랜디 드라마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꽃남의 최고단점은 '설레임'이 없다는 것이었죠. 그 설레임이 마지막회가 되어서야 겨우 나왔으니... 쩝.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