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꽃보다 남자 21 ~ 25회 - 꽃남특허 폭풍전개 / 대충 정리해보자면?

도희(dh) 2009. 4. 3. 16:42


지난 3월 31일 꽃보다 남자가 막을 내렸습니다.
다른 블로그에는 열심히 회당 감상을 써왔으면서, 요근래 이 곳에는 글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꽃남이 끝나니 마무리는 해야한다는 생각은 자꾸들고, 이미 모조리 다 봐버린 완결 드라마의 회당리뷰는 좀 힘들 것 같고해서... 대충 저 나름대로 정리나 해야겠다, 싶어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재경에피가 빠지고나니 예전처럼 휙휙~ 전개되어주시는 꽃보다 남자. 였습니다.
(역시 난 약혼녀를 싫어하고 있었나 보다...;)




1. 재경의 파혼선언, 그로인한 잠시간의 행복한 시간을 가졌던 잔디&준표.

하지만, 이거 하나만... 이 거 하나쯤은 양보해죠.
나한테도 간직해야 할 추억이 하나쯤은 있어야하지 않겠어...? (재경)

일판과 거의 비슷하게 전개되는 덕분에 '파혼'할 것은 알고있었고.
역시나, 예상대로 재경은 준표와 파혼하고 뉴욕으로 떠나버립니다. 이 드라마는 '만화 꽃남 원작'이 아니라 '일드 꽃남 원작'이라고해도 믿을 듯 합니다.

재경이 준표와 결혼까지 끌고온 이유란 것은, 준표의 발목을 잡고있는 '합병'을 무산시키지않기위한 재경 나름대로의 작전이었다고 합니다. 약혼녀 에피가 거의 10회정도 끌고오다보니, 그녀의 퇴장이 쿨하고 멋지기보다는 이제 때가되니 떠나간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민지의 퇴장 때 왠지모를 아쉬움으로 민지가 조금 더 나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전혀 아쉬움이 남지않는 퇴장.


넌, 왜 나한테 좋아한다고 안해? 난 했잖아. 몇번이나.
듣고싶어. 너한테 난 어떤사람인지. (준표)


좋아해.
좋아하지않으려고 아무리 애를쓰고, 지워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되서 분할만큼. (잔디)


그리고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잔디와 준표.
자전거 데이트는 잔디의 이별결심 후에 나온 마지막 데이트 중 하나입니다.
꽃남 2부로 들어선 후로 10회 내내 제대로 못한 데이트를 몰아서 해버린 잔디와 준표.
별보고 춤추고 족욕하고 동물원 다녀오고 자전거 데이트에 드라이브와 도시락 먹고 목도리 키스까지~ 열심히 달려주셨습니다..ㅋㅋ



2. 강회장의 분노로 인한 잔디의 이별결심.

좋아한댔잖아.
니 사랑은 이런거야?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이렇게 쉽게 끝낼 수 있는거야? (준표)


딱 이만큼이었나보지.
널 아무리 좋아해도 참을 수 있는 거... 딱 이만큼까지. 그 거 뿐이었나보지. (잔디)

강회장은 재경의 파혼선언 및 기타등등의 일들이 모두 잔디로 인한 일들이라는 것을 알게되고선, 잔디의 주변을 하나하나 밟아버리기 시작합니다. 집을 망하게하고, 아무리 괴롭혀도 별 상관안하는 잔디가 자신의 주변사람들이 다치는 것에 대해서는 민감하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이죠. 그 것이 잔디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하더군요...;

어찌되었든 강회장은 잔디의 친구인 가을과 잔디의 명예소방관(...)인 지후를 건들여서 잔디를 자극하기 시작하고, 결국 잔디는 준표와 이별하기로 협상 후 준표에게 이별통보를 해버립니다.

버스이별씬, 좋았었어요.
준표의 '잔디으이야~;' 하는 것과 버스기사아저씨의 잔디편애(...;;;) 외에는 말이죠.

역시~ 전에도 잠시 언급한 적이 있었지만, 저는 혜선양의 독기어린 연기가 좋단말이죠^ 다음에 이런 독한 캐릭터로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하는 요즘이었습니다.
잔디가 강회장에게 조근조근 대드는 씬은, 전과 마찬가지로 좋았었고, 준표에게 차가운 눈빛 쏘아주시며 헤어짐을 통보하는 부분도 좋았고 말이죠. 물론, 그 후에 애절하게 바라보는 씬도 좋았지만^



3. 지후의 고백.

언제부터였는지 나도 몰라. 하지만, 이젠 너없인 나도 안돼. (지후)

잊을 수 있다고, 잊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데... 이 것만은 버릴 수가 없어요. 안놓아져요.
안떼어져요, 구준표가... (잔디)

지후는 언제나 마음으로 잔디에게 고백해왔고, 입 밖으로도 몇번이나 고백했으나 잔디가 제대로 알아들은 건 이번이 처음인 듯 합니다. 잔디는 늘 지후 마음엔 '서현' 뿐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그런 지후의 고백에 여전히 준표가 지워지지않음에 힘든 자신의 진심을 드러내는 잔디.

처음부터 지후의 사랑이 점점 더 커지지않기를 바라던 저로서는, 이런 지후의 마음이 안타깝고 안쓰럽고 슬프고 그럴 뿐입니다.



4. 부분기억상실증에 걸린 쉬운남자 준표와 유미.

이제 다 끝났어요. 다 필요없어요.
기억잃었어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해도, 저 알아볼거란 믿음이 있었거든요.
근데, 제가 틀린거에요. 속상하고 억울하겠지만 인정해야해요.
제가 좋아하는 구준표, 저를 사랑했던 구준표는 이젠 없는 거에요.
결국엔, 금잔디랑 구준표는 이 것밖에 ... 이 것밖에 안됐던 거죠. (잔디)

자신이 잊어버린 것이 유미라고 생각하고 유미와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준표와
그런 준표의 냉대에 점점 상처받고 자신감을 잃어가는 잔디.

재경때도 준표더러 '쉬운남자'라는 표현은 안쓰려고 자제하고 또 자제했건만~ 유미와 함께하는 준표를 보며 '이런~ 쉬.운.남.자'라고 해버렸습니다...; 잃어버린 기억의 한조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여긴 것이 아니라... '여친'이라고 여기고 그리 다정한 연출을 해버리다니 말이죠...; 대를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이라지만, 너무 한다는 생각도 함께.

어찌되었든, '기억상실&유미'에피도 '제하'에피처럼 흐지부지된 감은 없잖아있지만... 어쩌겠어요..;



5. 잔디의 마지막 결심.

니 정체가 대체 뭐냐고 묻고있잖아! (준표)

니가 불러줘, 내 이름. (잔디)

파리의 연인과 비슷한 장면 중 하나인 수영장씬.
원작에서 야구공맞고 기억이 돌아온 것과 달리, 극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잔디를 기억해낸다. 라는 설정이더군요. 이것은 일판에서 '조난당한 츠쿠시의 소식에 본능적으로 그녀를 찾아가는 츠카사'의 설정과 비슷하죠...;

혜선양은 순간순간 무척 인형같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물 속에 빠진 잔디를 보며 '인형이다.'라고 중얼중얼.
물 속에서 저런 연기를 하느라 혜선양도 꽤나 고생했겠다~ 란 생각에 안쓰럽기도하고.. 그랬습니다.

무튼, 잔디가 스스로 물 속에 몸을 던져서 준표의 무의식을 깨우려고하고 그런 잔디의 의도를 알아챈 지후는 발을 동동굴리며 이정과 우빈을 막아섭니다. 본방으로 볼 때는 지후가 애써 달려나가지 않는다는 것만 알았는데, 다시보니 이정과 우빈이 나서려는 걸 지후가 막아서더란 말이죠. 이때 준표가 끝까지 기억을 못했다면... 자살방조죄... 그런 건가요...?

무튼, 극한 상황에 가서야 모든 기억이 돌아오며 잔디를 구해내는 준표와 그런 준표가 당연히 와줄 줄 알았다는 듯 미소짓는 잔디. 였습니다. 이거... 심리치료인가요?



6. 그리고 엄마의 눈물.

엄만, 당신아들이 뭘 잘먹는지, 뭘 좋아하는지, 뭘 하고싶어하는 지.. 하나라도 아는 게 있으세요?

준표는... 계란말이랑 라면을 되게 좋아해요.
특히, 포장마차에서 어묵먹는 걸 되게 좋아하거든요. 한번에 스무개는 먹을 거에요.

살아있는 아버지를 죽었다고 하며 기업을 지켜나가려는 철의 심장을 가진 어머니에게 치를떨던 구남매.
그렇게 준표와 준희는 이런저런 사건들로 인해 강회장에서 '엄마자격론'을 논하며 그녀를 맹렬히 비난합니다.
하지만, 제가 본 강회장은 때론 지나칠 때가 있긴하지만... 극 내내 자식을 무척이나 마음으로 사랑하는 그런 엄마로 보였습니다. 그 것을 겉으로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지만, 순간순간 나타나는 눈빛에서 느껴졌었습니다.
아마, 이 것은 작가의 의도라기보다는 강회장을 연기를 하시는 '이혜영'씨의 의도가 아닐까 싶더군요.
그렇기에, 그녀에게 모진 말을 하는 준희와 준표를 보며 '역시 자식들은 부모마음을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사람들이 안보이는 곳에서 자기도 모르게 주저앉아 한숨쉬고 걱정하고, 아들이 좋아했었다는 것을 보며 눈물흘리는... 그렇지만 또 아닌척, 강해질려고 마음을 다잡는 모습이 ... 안타깝게 다가오더군요.

이 사건을 계기로 강회장은 아들이 좋아하는 것에 한해서 되도록 터치하지않겠다. 라고 생각을 바꾼 듯 합니다.
유미가 준표 곁에 알짱거려도 그냥 두시고, 잔디와 다시 사귀게되었는데도 별말없이 그냥 넘어가시는 걸 보면 말이죠....;





뭐, 대충 5회동안 몰아친 폭풍전개의 에피 몇가지였습니다.
그 외에도 이정 에피소드가 간간히 섞여있었고, 지후와 지후할아버지의 에피소드도 섞여있었습니다.
10회동안 이정에피와 지후네에피는 간간이 짧게 소개시켜주고, 재경에피를 전면으로 부각해서 끌어온 것을 보다가 5회 안에 저렇게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낸 것을 보니... 참....;;;
그저, 우빈의 에피가 빠져버린 것에 작게 한숨을 쉬어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