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스타의 연인 20회 - 철수와 영희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했답니다~*

도희(dh) 2009. 2. 14. 05:00

스타의 연인이 20회로 기나긴 여정을 마쳤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정이지만 그 속에서는 참 가슴아프고 안타깝고 예쁘고 행복했던 '철수와 마리'의 사랑을 보고 느끼고 함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 행복한 결말이었습니다.
극이 끝나고나서는 마음이 뭉클해져서 - 언제나 그랬지만 - 광고가 나오는 순간에도 눈을 뗄 수 없었으니 말이죠.


결혼을 두려워하는 철수와 가족을 갖고싶어하는 마리.
마지막회가 되니 극의 중심에 있던 갈등이 해소되면서, 마지막 관문같은 '갈등'으로 이끌어가서인지~ 그동안 스타의 연인 속에서 이어져온 은근한 긴장감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살짝 멍때릴 뻔 하기도 했죠...;

단지, 뭐랄까~ 마지막회는 철수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린시절의 그날 이후로 철수의 마음에 그어져있는 선. 그 선을 넘어가는 철수를 보여주는 회 같았습니다.
그 선은 '결혼'이었고 말이죠. 그렇게 철수는 마리가 없으면 안되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그어져있었던 선을 넘을 수 있게됩니다.
김철수로 인해 성장하는 이마리와 이마리로 인해 변화하는 김철수.
그리고 그들은 오래도록 행복했습니다.





딸아이를 낳았어요. 세례명은 마리아로 하고 이름은 영희라고 지었습니다. (마리 엄마)

결혼하자. 운명이잖아. 결혼해줘. (철수)
철수와 영희... (마리)


철수를 만난 이후로 '운명'을 믿지않는 마리와 마리를 만난 이후로 '운명'을 믿는 철수.
'철수와 영희'라는 국어 교과서에서 나올만한 두 사람의 '이름'으로 그들이 정한 '운명'은, 조금은 흔하디 흔한 '법칙'하나를 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철수와 마리는 모르는 비밀 하나. 그 두사람은 아주 오래 전 이미 만난 적이 있었고, 철수를 만나기 전까지 내내 꾸었던 마리의 꿈 속의 소년이 바로 철수였으니까요.
뭐~ 그렇게치면 '우진'이라는 존재또한 '약했던 어린 마리를 구해준' 왕자님이었지만..;

철수의 나레이션에서 나온 것처럼, 운명은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 처음만난 설레임을 마음에 품고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한 후에 만들어내는 하나의 결실이 아닐까.. 하는 것을 보여준 듯 합니다. 작가는 이 것을 말하고 싶었나봅니다. 사랑의 본질, 그리고 사랑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라는 것.
스타의 연인에 나온 책을 거의 읽어보지 않은 저는, '오만과 편견'의 리지와 다아시의 모습이 다시한번 떠오르네요. 그렇다구요. 무튼~ 흔하디 흔한 운명론에 찌들어있는 속물적인 저는 마지막에 혹시 그 '비밀'이 나오지는 않을까~ 했는데, 반전이라면 반전이었죠? 마리의 본명.

그동안 그들이 겪은 힘겨운 사랑의 과정에서 만든 결실, 그 것을 잇기위한 그들이 정한 운명. 철수와 영희.




살다보면 가끔 설레이는 상대를 만나게되기도 한다.
어쩌면 정말로 세상엔 운명의 상대라는 게 존재하는 건지도 모른다. 처음 만남의 설레임이 무수한 절충의 과정을 거쳐 두 사람을 하나를 되게하고 그렇게 운명의 상대는 정해지는 건지도 모른다. (철수 나레이션 中)


그리고 은영은 그동안 철수의 주위에서 그의 후견인이 되어준 것이 그에대한 '미련'이었음을 인정한 이후에 좀 더 편안하고 솔직한 은영이 되어 철수 앞에 나타납니다. 사실, 은영은 그런 아이인데 철수에게만 그렇질 못한 것이었겠죠.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에는 빠져나가지 못한, 어쩌면 사는 내내 마음에 담아두어야할 그 것을 품은 채 새로운 만남에 설레임을 갖게됩니다. 그 설레임이 무수한 과정을 거쳐 운명이 될지, 아니면 하나의 설레임으로 끝날지는 그들이 어떤 만남과 과정을 겪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은영이 더이상 아프지않고 행복한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동건씨의 특별출연, 알고있었지만 새삼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한때 이마리와 라이벌이었죠'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은영의 당당함이 참 예뻤습니다.

중반까지 '은영'이란 캐릭터를 이뻐하지않았는데, 후반에 들어서 너무 이뻐보이네요. 정말정말.



엄마.
유리 그렇게 데리고 가줘서, 옆에 있어줘서, 고쳐줘서, 고마워. 고맙게 생각해. (철수)


어린시절 엄마가 그어놓은 선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철수는 비로서 그 선을 넘어 '엄마'라고 부르며 내내 감춰왔던 속내를 조금씩 보여줍니다. 철수가 '엄마'라고 부르는 순간, 저도모르게 눈물이 핑~ 돌더군요. 내내 얼마나 부르고 싶었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이렇게해서 그 동안의 감정이 한번에 모두 풀리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가고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용서받겠죠.

예전에 '그사세' 감상에서도 이런 말을 했지만, 자식은 자신의 부모를 닮은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하잖아요.
아무리 싫다고해도 아들의 이상형은 '엄마'이고, 딸의 이상형은 '아빠'라는 것. (허걱..안돼!!!)

정말 감정에 솔직하고 때론 제멋대로인듯한 마리와 철수엄마는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었고, 그래서 철수가 마리에게 빠져든 것일지도 모르겠다라는 마리의 말을 듣는순간 '정말'하고 맞장구를 치며 끄덕끄덕 했습니다. 



하늘의 별과 땅의 풀.
하늘과 땅, 그렇게 먼 거리에 떨어져있던 그들은 드디어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세상을 발견했습니다.
(마리 나레이션 中)


그렇게 드라마의 처음에 등장했던 '하늘의 별과 땅의 풀'은, 만날 수 없을 것 같았던 그들은 서로 만나서 결국 하나가 되어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철수와 마리는 그 후로도 오래도록 행복했답니다~*






마지막회를 보고나니, 감상을 쓰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하루를 넘기고서야 겨우겨우 '쓰자'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더 더하자면, '해피투게더'의 엄포스보느라 넋놓고있다가 타이밍을 놓친 것이 30% 정도 되기도 합니다.
무튼, 저의 게으름과 귀차니즘은 시간이 지나면 '됐어`'하면서 안쓰고 그냥 끝낼 가능성이 엄청 크거든요.


행복한 결말을 가진 책을 기분좋게 겨우겨우 읽고난 후의 느낌.
그리고 막상 다 읽고나니 책장을 덮으면 그 행복함이 끝날까 걱정스러워 차마 책장을 덮지 못한채, 계속 앞페이지를 훑어보며 좋았던 장면들을 다시 읽어보는 것처럼 - 드라마의 엔딩에는 철수와 마리의 행복한 기억들을 촤르르~ 훑어주었습니다. 그 것이 임재범씨의 '만남'과 어울어져 너무 아름답고 뭉클하게 다가오더군요.
그러고보면, 스타의 연인은 OST가 참 좋아요. 노래 하나하나를 듣다보면 이 드라마를 보고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월화에 즐겨보는 꽃돌이 드라마의 쌩뚱스런 OST와는 다르죠.(그래도 좋아하는 드라마에요..ㅋ)

요즘 드라마는 화려한 볼거리와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만이 살아남는 길인 듯 하더군요. 그리고 저도 화려한 볼거리와 빠른전개에는 '호응'하는 편입니다. 시원시원 하잖아요. 다만, 자극적인 소재는 좀 거부감을 많이 갖고있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보긴 보지만...;

무튼, 스타의 연인은 뭐랄까... 로맨스 소설같았습니다. 그러고보니 소설로 나왔으면 좋겠네요, 정말.
나올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오수연 작가의 전작들이 대부분 소설화 된 것을 기억해보면.
그리고,
오수연 작가의 다음작품이 언제 어떤모습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차기작도 내심 기대가 됩니다. 이 드라마는 영상과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그들의 감정과 그 감정을 풀어내는 과정 그리고 대사들도 너무 좋았거든요.
이런 감성적인 드라마가 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을 보면 기약할 수 없을 듯 하지만요. (훌쩍)

극 초반에는 '바람의 나라'를 본방사수 하고있던 때라서... 초반엔 본방으로 보진 않았지만, 자주 들르는 게시판에서 이 드라마가 재미있다고 동영상이며 이미지캡쳐를 올려주신 분들께 잠시나마 감사를...^^ ㅋ
그리고 저에게는 유지태와 최지우란 배우들의 재발견이었습니다. 
그 배우들이 있었기에 이 드라마가 이렇게 총 20부작으로 예쁘게 끝날 수 있지않았을까~ 하는 짧은 생각.


책장을 덮기싫어서 자꾸만 뒤적뒤적 거리며 어느 한부분들을 읽어대는 것처럼, 마지막 감상을 끊기싫어서 자꾸만 주절거리는 기분이 드네요. 이상입니다.

기약할 수 없는 다음에,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한번 정리해볼게요.
그러고보니~ 그사세때도 그렇게 말했는데, 대충 제목과 틀만 그려놓고 아직도 안쓰는 걸 보면... 올해 안에 쓰긴 쓸까 싶지만요.

정말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