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추태후 10~12회 - 설경을 바라보는 듯한 사랑, 설과 욱.

도희(dh) 2009. 2. 9. 04:55

천추태후 10회부터 귀차니즘과 시기를 놓치니 그닥 쓸 맘이 안생겨서 감상을 안쓰다가 그래도 써야지~ 하면서 몰아서 쓰는 중입니다...;
요즘은 '꽃남'홍보 덕에 미적지근~ 하지만, 방영 전에는 엄청난 홍보를 해주시던 '천추태후'. 대하사극의 기나긴 세월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안봐야지 했다가 슬쩍 낚이기시작한 것이 '설과 욱의 러브스토리'였습니다. 신애씨가 너무 이뻐서 여자이면서도 살짝 두근거렸달까요? 물론, 첫방에서 완전 낚여서 - 경종에게 홀딱 반해서 - 등등의 이유로 고정시청을 하는 중이었지만, 요즘은 '설과 욱'의 '사랑'이라는 것에 기대를 하며 보는 중입니다.
나름대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 속에서 왕욱과 황보설은 '사랑' 그 하나만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두 사람이었습니다.

폭풍같은 전개를 보여주시는 '천추태후'는 '경종'폐하도 그리 급히 떠나보내시더니, 이 두사람의 감정도 엄청난 폭풍전개로 밀어붙히시고 계십니다. 다음주에는 혼례를 치르시는 듯 하더군요...;





1. 절 못알아 보시겠습니까? / 아니요. 아닙니다. 어찌 그럴리 있겠습니까. (욱 & 설)

비파의 곡조가 몹시 아름다워 나도 모르게 따라했습니다. 궁주님께서 연주하신 것입니까? (왕욱)

10년 전. 설이 경종과 결혼을 하며 헤어진 이 두사람은 10년만에 재회하게 됩니다.
욱은 지내던 도자기굽는 마을에서 더이상 있을 수 없게되자, 예전에 묵었던 명복궁으로 돌아오며 설과 재회를 하게 되네요. 재회장면을 나름대로 무척 아름답게 연출하신 듯 한데,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납치등등의 험난한 꼴을 당한 속에서도 비파를 아름답게 연주하는 설과 그 음률에 맞춰 피리를 불며 재회하는 곧 연인이 될 두 사람.
내내 그리워하던 욱을 만나자 기쁨에 아무런 말도 못한채 눈물만 흘리는 설과 덤덤히 하지만 따스하게 바라보는 욱.

이 것이 10회.





2. 마음에 담아둘 것이 있고, 반드시 흘려버려야 할 것이 있지요. (왕욱)

저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어디서 무얼하며 사시나, 내가 비파를 탈때 그 분께서는 혹여 음률에 맞춰 피리를 불고 계시지는 않을까.
비가오면, 저 피를 나처럼 맞으실까. 눈이 오면 혹여 춥지나 않으실까. 바람이 불어 누군가가 못견디게 그리울 때 그 분도... 나처럼 가슴앓이를 하실까... 묻고싶었습니다. 군께서도 저와 같은 마음이신지 꼭 묻고싶었습니다.
(황보설)


그리고 눈이 엄청 내리던 어느 날, 설은 욱에게 10년간 꽁꽁 감춰두었던 마음을 고백합니다.
배우들은 추워보였지만, 눈과 고백. 그 장면이 이뻤어요.
그녀의 마음과 다르지않았을 욱은, 그녀에 대한 마음을 애써 마음을 감추고 '그 마음을 흘려버려야한다'라며 그녀에게 충고를 해줍니다. 물론 설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에 아무런 말도 못하게 되지만요.

그리고 그들의 마음을 눈치 챈, 아니 10년 전부터 이미 알고있던 수는 '왕욱(경주원군)'에게 이 곳을 떠나달라는 말을 하게되고, 설에게도 그 마음을 접으라고 충고하지만... 설은 '나도 여자야'라고, '억울하다'고, '10년간 마음에 품어온 사랑을 더이상 놓칠 수 없다'고 울부짖습니다. 그렇게 울며 '도와달라'고 하는 설을 보며, 저 아이는 '황주가문'의 여인이 맞다 란 생각이 들더군요.
외형적으로 강인한 '수'와는 다르게 겉보기에는 너무나 여리고 약해서 잘못하면 부셔질 듯한 유리같은 그녀였지만 사실은 아니라는, 그녀에게도 다른 황주가문의 여인네들 같은 '강인함'이 마음 깊숙히 들어있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 것을 실행할 수 있는 강단도 함께 있었다는 생각.

이 것이 11회.





3. 나는 차라리 새가되고, 불이되고, 이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왕욱)

왜이리 허허로운지 모르겠습니다.
혼자서 무엇하나에도 얽매이지 않고 잘 살아왔는데, 헌데 이제는 외롭습니다. 못견디게 외롭습니다.
차라리 만나지 말고 살았으면 좋았을 걸, 거긴 왜 찾아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무엇입니까. 산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하늘을 나는 새도, 흙속을 뒹구는 미물도 서로가 그리우면 거리낌이 없이 부둥켜안고 사는데 왜 사람만 그리살면 안돼는 겁니까.
나는 차라리 새가되고, 불이되고, 이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왕욱)


왕욱은 자신또한 당신의 마음과 다를 바 없지만, 사실은 10년 전 처음만난 순간 설레였었지만, 그래도 나는 그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내용의 긴~ 편지를 남기고 말도없이 떠나버립니다.
그리고, 욱의 마음까지 확인하게 된 설은 무작정 결심을 하게되죠. 가출을!!!
역시~ 그녀는 황주가문의 여인이었습니다.

내내 눈빛 하나, 손짓 하나로 그의 감춰둔 사랑의 마음을 표현해내던 왕욱(경주원군)은 드디어 강감찬에게 10년간 마음에 품어왔던, 그리고 그 것을 이룰 수 없기에 억울하고 아픈 마음을 술취한 김에 털어놓습니다. 이른바~ 취.중.진.담 이라고 하죠. 이 장면, 언제나처럼 혼자 불끄고 봤으면 왕욱의 눈물에 함께 울었을지도 모르겠는데...(드라마 볼 때 그렇거든요) 엄청늦은 야참인지 저녁인지 구분이 안가는 밥을 먹느라 '어트케~'하면서 흘려봤습니다.

그나저나~ 천추태후를 처음보신 엄마마마께서 왕욱을 보고하신 말씀. '김지호 남편아니야?'...;
김호진씨가 그렇게 인지도없는 배우도 아니신데, 엄마마마껜 '김지호 남편'이셨나봅니다...; 그러나~ 나는 잠시 잊고있었던 그의 아내..;

무튼, 11회에서 10년 전 설에게 비파를 가르쳐주는 것을 기억하며 손에 그 날의 그 기억이 남은 듯한 모습에 왠지 마음이 설레이면서 찡했는데 - 그 사랑에 대한 마음을 접지못해 눈물흘리는 욱을 보며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정말 그 마음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듯한 느낌. 김호진씨 출연하시는 드라마는 왠만하면 안보는데, 오오~ 하고 다시봤습니다. 급호감이랄까?
무튼, 왕욱의 그런 절절한 마음을 들으며 10년 전에 그렇게 설레였다면 잡지그랬어~ 라고 말하고싶기도 하지만, 역사를 따라야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거였죠.

이 것이 12회.






네네~ 10회에 재회. 11회/12회에 마음확인, 13회에 혼례가 있을 예정입니다. 이 무슨 급 물살 타는 듯한 전개인지...;
이러다가 우리 설이 급으로 아가생기고 아가 세상에 빛을 보여주면서 '안녕~ '하시는 건 아니실런지 심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신애씨 너무 이뻐서 눈이 즐거운데 말이죠.

무튼,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그 무엇과도 상관없이 그저 '사랑'으로 서로를 만나고 바라보는 이 두 연인이 내내 아름답게 비춰질 듯 합니다. 그리고, 여기 설과 욱의 사랑으로 역사는 한가지 교훈을 남겨주죠. 욕심을 버려야 모든 것을 얻는다?는...; 
드라마 '천추태후'의 극중 인물들은 그렇게나 서로를 못잡아먹어서 으르렁거리며 왕권을 노리고, 왕위를 노리면서 내내 이 드라마는 전개될테지만~ 결국은 '설과 욱'의 아들이 황제가 된다는 사실~!!!
아무런 사심도 욕심도 없던 순수한 이 연인이 어찌보면 최후의 승자라는 말씀...;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때, 참... 재미있더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