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스타의 연인 18회 - 그 것은, 사랑이었다.

도희(dh) 2009. 2. 6. 22:00

스타의 연인 18회. 이제 종영까지 2회 분량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18회까지 달려온 이 드라마를 꾸준히 보면서 느낀 것은 '지금당장 종영'이라고 해도 '그래'하고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은 18회가 끝난 직후에 느낀 감정과도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내내 '사랑이 아니었다'라고 부정하던 철수가 마리의 사고소식에 놀라 달려나가면서 그녀와의 일을 회상하고 나서 한 한마디. 사랑이었다. 그 한마디로도 이 드라마는 '엔딩'을 맞이해도 큰 불만이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이 드라마 속의 사랑은 단순하면서도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도 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는 ... 그런 사랑을 보고있었습니다. 철수의 큰이모(김지영 님)가 '넌 좋아하는 사람일 수록 차갑게 대한다'라는 철수의 마음을 들춰내는 순간부터 '돈을 보내는 것은 널 잊지 말아달라는 것이 아니냐'라는 이모의 말. '그랬었어'라며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군요. 그래서 철수는 이제는 웃으며 대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덤덤히 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마리에게 여전히 화를 내고 있었던 겁니다. 너무 많이 좋아하고,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마음을 감춰내기 위한 무의식 중에 나오는 진심.
'좋으면 데리고 살어'라고 말하는 이모의 말은 철수가 가장 듣고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부정하고, 그래서 그 자신마저 부정하는 마리에 대한 사랑. 그 사랑을 인정해주는 한 마디.

그리고, 솔직한 마리와 솔직하지 못하고 가슴에 상처만 주려는 철수의 맘에없는 말들을 들으며 가슴에 묵직한 것이 쿵 내려앉으며 답답해져 오더군요. 보면서 에구구... 하고 몇변을 내 심장을 다독였는지...; 
그리고 '정말 사랑이 아니었을까? 그 것은 사랑이었을꺼야' 하고 생각하며 자꾸만 한숨이 나오더군요.




세상엔 떨어져있는 것만으로 상처를 입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 난 너에게로 가는 무수한 길을 알고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건 사랑 아니라고 생각해.
렇게 미친듯이 정신없이 너밖에 안보여서 다 포기하고 다 놓아버리고. 그게 무슨 사랑이야?


사랑이었다.



'사랑이 아니었다'
주변에서 계속해서 마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인 철수마저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피가 철철흐르던 그날의 그 사랑이 부정당하고있는 마리는 이미 지치고 또 지쳐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등장한 '태석의 존재'에 더이상은 견딜 수가 없었는지 눈을 감아 버립니다.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면 내가 끊어내버리자. 그런 마음인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내내 마리를 부정하던 철수는 그녀의 사고소식에 일년 전 그때처럼 앞뒤 잴 것 없이 달려나갑니다. 그제서야 철수는 내내 마리는 기억했으나, 철수는 지워냈던 기억들. 그들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철수는 처음으로 기억해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사랑이었다'

그 절절한 한 마디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마음에 맴돌더군요.
정말, '그동안~'어쩌구저쩌구하며 엔딩을 맞이했어도 '그래.'해버렸을 것 같은 절절함.

하지만, 아직 엉켜있는 실타래는 남아있고 남은 2회동안은 그 것을 풀어내고 그들은 어떤식으로든 그들의 사랑의 시작 혹은 끝을 만들어 내겠죠. 어떤 방식일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한 스타와 평범하고 고단한 삶을 사는 한 남자. 이런 소재로는 밝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그려낼 수도 있었을텐데, 이 드라마는 '사랑의 본질'을 자꾸만 되새겨 주려는 듯 합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두가 부정하고 편견을 가진 가운데 두 사람만이 그들의 그 감정을 '사랑'이라고 말하고 또 말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정말 사랑인가봐'하는 그들의 진심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긴하지만 세상 모두의 부정을 긍정으로 돌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세상 속에서 '이마리와 김철수'의 사랑이 어떤 이해관계가 없는 그냥 '사랑, 그 자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 그렇습니다.





평소처럼 이런저런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도 끄적이고 싶었는데, 엔딩에서 말한 철수의 '사랑이었다'가 너무 가슴 깊히 박혀서인지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는 기억조차 나지 않더군요.
아마, 해피투게더에 출연하신 '만짱'을 안봤다면 내내 가슴에 박혀있는 것을 뽑아내지 못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짱보고 그냥 어느정도 뽑아냈어요...; (쌩뚱)
음, 은영이 이제 마음에서도 철수를 서서히 놓아주고 있다는 느낌이 전회에 이어서 조금은 더 확고히 들어서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모호한 관계도 조금씩 정리되는 듯 했구요.

2회.
2회남은 이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흐믓하게 웃으며 '행복해야해'라고 말할 수 있는 엔딩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내 아팠으니 이젠 이 아이들이 행복할지도 몰라라는 희망을 갖는 엔딩을 기다리며, 한 주를 기다려야겠네요.

그나저나, 늘 그렇듯이 이번 회에서도 아이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절절해서 마음에 콕콕. 박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