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명 19회) 해피엔딩 뒤의 현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도희(dh) 2013. 6. 27. 15:11


인종
내가 품은 건 김치용 대감이 아니다.
김치용 대감을 이용해 내가 얻을 수 있는 힘,
백성들을 위해 일국의 왕으로서 가져야 하는 힘 바로 그 것이다

최원

저를 비롯한 많은 백성들은 전하께서 보위에 오르시면 살만한 세상이 올 것이라 기대 했습니다.
허나 앞으로도 세상은 바뀌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천명 19회 -

 

반역을 꾀하던 문정왕후와 소윤파는 최원과 세자의 도발에 넘어가며 궁지에 몰리게 된다. 그리고, 세자는 무사히 보위에 오르게 되며 조선 12대 임금(인종)이 된다. 천신만고 끝에 보위에 오른 인종은 그동안 악행을 저지른 김치용과 윤원형에게 벌을 내리고, 그들로 인해 누명을 썼던 최원을 사면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모두에게 세상이 바뀌리란 희망을 주게 된다.

하지만, 인종은 자신이 뜻한 바를 펼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그 힘을 얻기위해서는 타협이 필요하다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그들과 타협할 수는 없다던 인종은, 손에 쥔 칼자루를 어찌 휘둘러야 하는지, 그 칼 끝이 대비 문정왕후의 목 끝에 겨누어 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문정왕후의 거래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현실과 타협하게 되었다. 내가 백성들을 받들려면 그런 날 받들어 줄 대소신료들이 필요하기에, 나와 백성들을 받들 자들을 궐 내로 끌어들이려면 어쩔 수 없이 택해야 했던 고육지책이었노라, 스스로를 다독이며.

그런 인종의 타협은, 그들 - 문정왕후측 사람들 - 로 인해 고통을 받았던 '백성'들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기도 했다. 그 소식을 듣고 인종을 찾은 최원은 인종의 타협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그를 비난했고, 인종은 그런 최원의 실망과 비난을 이해하면서도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최원에게 괜한 서운함을 갖게되는 듯 했다.

인종의 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최원의 실망과 비난,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서 이해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뜻을 펼치기 위해,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를 할 수 밖에 없는 인종의 선택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최원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도 마다하지 말라는 천봉과 달리, 소를 잊지 말아달라는 최원같은 자가 인종의 곁에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맑은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백성의 입장을 대변하며 왕의 눈과 귀가 닫히지 않게 해줄. 그리고, 펼치고자 하는 뜻을 잊지않고 되새기게 해줄.

당신을 통해 살만한 세상을 기대했으나, 앞으로도 세상은 바뀌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던 최원의 말. 그 말은 현실과의 타협을 통해 어쩌면 조금은 마음의 틈이 생겼을지도 모를 인종이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일보 후퇴 끝에 하게될 이보 전진으로 무엇을 얻게되는지 꼭 보여주리라는.

어쩐지, 이제 막 보위에 올라 여기저기 치이는 - 문정왕후와 경원대군을 두고 - 인종을 보고 있자면 그래서 왕이란 자리가 한없이 고독하고 끝없이 외로운 자리구나, 싶었다.


&..

1>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왔고, 다인 또한 최원의 곁을 떠나 자신의 자리 - 내의원 의녀 - 로 돌아왔다.
2> 문정왕후의 포스에 눌려 울음을 터뜨린 랑이. (ㅠ)
3> 그러고보니 랑이의 병 그리고 그로 인해 더욱 극대화될 부성애 코드는 어느순간 스리슬적 사라져..;
4> 어머니 문정왕후의 기에 눌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원대군이 가여웠다..(ㅠ)
5> 아마도 최원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서각을 챙겨갔을 듯 싶다. 그래서 홍역귀는 무사할 듯;
6> 천명 액션씬은 꽤나 좋다. 여전히 좋다. 후속작 '칼과 꽃' 액션씬도 좋았으믄~
7> 이 드라마의 결말은 무엇이 되려나... 참...
8> 마지막회다. 참 열심히도 본 듯. 중반은 사실 꾸역꾸역이기도. 그럼에도 리뷰를 다 쓰다니. 왜죠?
9> 새삼스럽지만, 홍역귀가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다. 잠시 뒷북은 있었지만...(먼산)
0> 궐 내에서 우연히 만난 다인과 최원. 저 장면 참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