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추태후 8회 - 천추태후 시즌1이 끝나다~/안녕, 아름다운 날들.

도희(dh) 2009. 1. 26. 16:07

드라마 천추태후가 '천추태후 8회'를 끝으로 정말 시선을 엄청나게 사로잡았던 아역들이 퇴장하며 시즌1의 막을 내려주셨습니다. 시즌1이란 생각을 안했었는데, 예고이후에 보여주시던 '치-수-설' 남매의 정말 예뻤던 한때를 보여주시는데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던지~ 이제 그 오누이들에게는 두번다시 찾아오지 않을 '아름다운 날들'이었습니다.

이번 천추태후 8회는, 경종의 장례에 이은 황보수의 거처와 6대 황제 성종의 정치개혁에 대한 황주가문의 반발 등등이 그려졌습니다. 하루아침에 남편이 죽고 아이까지 빼앗긴 불쌍한 미망인 수와 그렇게 동생에게 매정해질 수 밖에 없는 왕치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왜 그렇게도 왕치가 안쓰럽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모질게 말해도 황주는 자신의 가문이었고, 수는 자신이 가장 아끼던 동생이었으니 했으니 말이죠. 아마 치는 그럴 수밖에 없는 자신을 그들이 이해해주길 내심 바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엔 그 골이 너무 깊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지만요. 그리고, 수는 할머니의 죽음을 기점으로 자신의 세력을 키워나갈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오누이들의 아름다운 시절, 풋풋했던 날들이 끝나고 시즌2를 맞이하게 되네요.




1. 말이라도 해주면 좋겠는데, 아무 말도 하질않아요. 난 정말 황위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요. (황보 수)

그래요, 할머니. 이제부터 강해지겠습니다.
내 가문과 이 나라와 내 아들의 미래를 위해 이제 울지않겠습니다.
제게 힘을 주시고, 지켜봐주세요. 할머니. (황보 수)

수는 하루아침에 남편을 잃고, 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들 '송'마저 오라버니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물론, 치로서는 '수와 송' 그 두 아이를 살리기위한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지만, 이미 오빠 치는 '황위에 눈이멀어 경종에게서 황위를 빼앗은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시작한 수에게는 그 일이 자신과 아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니, 알았다하더라도 용납하지 않았겠죠. 수는 여전히 어렸고, 아직까지는 황위따위 상관없이 그저 '어린 아들'과 함께 살아가기만을 바라던 어린엄마였습니다.
물론 최지몽의 말처럼, 수는 보통의 여인네보다 강한 기질을 가진 여인이었고, 그녀가 받아온 교육 등등과 초반에 보여준 그녀의 꿈 등등을 본다면 성종이 꿈꿔왔고 앞으로 만들어갈 나라와 대립하게 되는 것은 무엇이 어찌되었던 간에 결과적으로는 꼭 일어날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강감찬을 조정으로 보내어 자신의 세력을 하나 둘 만들어가려는 수를 보면서 아들을 빼앗긴 충격과 할머니의 죽음은 그녀가 어찌살아가야하는 지를 깨닫는 것을 앞당겨 주었습니다. 좀 더 훗날에 할 수도 있었던 결심이 조금은 이른 나이에 시작되었다는 거죠.

그렇게 강한 기질을 가졌지만 아직은 어렸던, 황위따위엔 관심없이 그저 아들과 함께 살고싶었던 어린 엄마는 이제 더이상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더욱 강해져서 자신과 아들과 가문과 나라를 지키겠다고 결심을 합니다. 에고고...;




2. 전하께오서는 이제 황주와 아무 상관이 없는 분이라고 그리 전하라고 하셨사옵니다. (강감찬)

내 황주로 가겠다. 내 할머니이니, 내가 가야하지 않겠는가. 문상도 ... 아니된다고? (왕치)

참 이상한 것이 초반에는 왕치가 정말 찌질해보여서 싫었는데, 7회와 8회를 보면서 그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쓰다듬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부용이가 잘 해주겠죠.
성종은 고려초기 기반을 다진 왕이라고 합니다. 최지몽의 예언대로 '성군'으로 기록된 왕이라고도 하더군요.
성종과 그의 정책을 바라보는 시점을 '황주'의 시점으로 바라봐서인지 그가 하는 정책이 뭔가 아니다~ 란 느낌을 받게하려는 것 같기도 하던데, 글쎄요.  스스로 제후국으로 낮추는 부분은 좀 이해가 잘 안되긴했지만, 그 외에 그가 만들어나가려는 정책들은 '나라'를 한단계 발전시키기 위한 그만의 노력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정말로 어린시절부터 황제가 되기위해 공부했고, 황제가 되어서 할 일들을 미리부터 계획을 세워놓았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세세한 정치적인 이야기로 극의 흐름을 끌고나가기 보다는 '대립'되는 요소 몇가지로 '황주출신의 그가 왜 황주와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었는가'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짧고 굵게 급히 진행한다는 느낌도 들었구요.

무튼, 최지몽이 말한 예언을 단칼에 잘라내었지만 그래도 100% 무시할 수 없었던 치는 결국 '수와 송'을 갈라놓기로 결심합니다. 모질고 차갑게 모자의 인연을 끊어내는 치의 마음도 그리 편하지는 않았다는 거죠.
그리고, 내내 할머니와 대립하던 그는 할머니의 죽음에 슬퍼하며 문상을 가려하지만 이젠 그마저도 안된다고 합니다. 신라계와 손을 잡는 순간부터 황주와는 적이 되어야할 운명이었지만, 이젠 진짜가 되어버렸습니다.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황주와는 이젠 적이 되어버린 현실의 아픔을 아무도 못듣는 궁의 어느 구석에서 혼자 서럽게 울어대는 치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제 더이상 황제이기에 나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되는... 그.




3. 안녕, 아름다운 시절...;

깊은 밤, 죽은 남편을 그리며 이젠 궁을 떠나야한다고 슬퍼하는 수와 그런 수를 바라보며 '결심'을 해야했던 치.
이제 그렇게 오라버니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할 수 있었던 여동생 '수'와 두명의 여동생들 중에 수를 가장 아꼈던 오라버니 '치'는 그 옛날처럼, 오라버니의 목숨을 살리기위해서 '경종'에게 시집가기 전 날의 그 애틋했던 오누이는 더이상 없을 듯 합니다.

처음으로 오라버니를 찾아가서 불같이 화를 내는 어린 수의 모습은 첫 회에서 전쟁때문에 오라버니를 찾아가 화내는 '어른 수'의 모습과 겹쳐지며 저 아이들은 이제부터는 내내 저러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들더군요. 그나저나, 저는 이 장면에서 아들과 떨어질 수 없다며 화내다가 울다가하는 수도 참 안타까웠지만~ 두 모자를 떼어내어야 그들을 살릴 수 있었던, 그래서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치도 참 안타까웠습니다.
아마, 치가 그들 모자를 함께 출궁시켰다면 '최지몽'이 그들을 죽이려고 나서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최지몽이 말해서 신라계가 나서서라도. 뭐 이런..;

개인적으로는 살아가면서 '형제애'따위에 크게 연연하며 사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이 드라마 속의 삼남매를 보면 안타깝고 안쓰럽고 그렇더라구요. (에덴을 보면, 그깟 핏줄이 왜? 이런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전 동생이랑 그냥저냥하거든요.) 아마 아주 짧은 컷이었지만, 삼남매의 모습이 너무 예뻐보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오빠를 위해서라면~ 그깟결혼따위~' 하던 예쁜 여동생들과, 여전히 마음 깊이에서는 '내 동생들~'하는 오빠의 마음.
그런 아이들이 정치와 왕권때문에 그리 갈라서야한다는 것도 참 안타까웠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4. 이제는 시즌 2...?

다음 주 9회부터는 성인들이 나오게 됩니다. 그로서 이제 시즌2가 시작되겠군요. 잠깐 나온 수와 설의 모습도 설레였지만, 예고에 나온 지빈 송의 모습도 설레이게 하더군요. 문화황후또한... 기대이상으로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몇년 후일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갑자기 팍~ 늙은 감도 없잖아 있긴하지만... 기대가 됩니다.
재밌어야 계속볼텐데 말이죠~;






아, 이번 8회에는 설이 분량이 좀 있더군요. 경주원군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설. 정도?

저는 개인적으로는 신정태황후가 참 무서웠습니다. 자상한 할머니인 척 하지만, 사실은 가문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는 할머니잖아요. 그로인해 치가 등을 돌리고, 수가 결국은 치와 대립하게 되는 '시작'을 만들어주시기도 했으니...; 게다가 딸마저 죽음의 길로 몰아넣고 말이죠. 그 분이 돌아가셨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내내 역사왜곡 논란도 끊이지않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는 '고려사'는 저언혀~ 모를 뿐더러.. '드라는 드라마일 뿐 오해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한치 앞을 모르는 역사이니 어찌 전개될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역사의 기록에서는 그리 호의적인 태도가 아니라는 그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말하게 될 작가의 '천추태후'란 인물이 어떤 인물일지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