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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 겨울, 바람이 분다 4,5회) 못다한 짜투리 이야기, 주절주절

by 도희. 2013. 2. 27.

1> 드라마를 볼 때는, 영이가 자꾸 마음에 맺히는데 리뷰를 쓰다보면 수에게 자꾸 마음이 쓰인다. 영이는 스며들듯 받아들여져 바라만 봐도 마냥 아픈 아이라면, 수는 그의 인생을 자꾸만 곱씹게되는 듯 했다. 아마, 나 스스로에게 수의 인생을, 삶을, 이유를, 설득하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고.

기나긴 여정의 시작에서 신경전을 펼치던 수와 영이는, 수가 꺼내놓은 카드에 속아 마음을 열어 그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너무나 빠르게, 다정한 오누이가 되어버리 두 사람. 그러나, 수는 거짓과 진실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답이 정해진 선택을 해야만했고, 과거를 거닐며 잠시 마비시켰던 시력 외의 다른 감각들이 어떤 계기로 눈을 뜨게되며 통해서 무언가를 보게되는 건 아닐까, 싶었다. 외부적인 요소도 그들의 관계를 자극할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그렇게 신경전 2라운드가 시작되는 것 같았다. 남은 11회동안 수가 언제 정체를 들킬까, 에 대한 아슬아슬함만으로 채울 수는 없을 듯 하니까. 게다가, 언제까지 사이좋은 오누이로 지낼 수도 없고.

2> 두달 전부터 잦아진 두통. 온몸으로 느끼는 몸의 이상징후. 영이는 정말 뇌종양이었을까? 그녀의 디테일한 묘사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 근거없는 의심을 일단 한발 물리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실명이유는 정말 뇌종양 때문일까? 영이의 병 또한 왠지모르게 미스테리한 느낌이 들어가는 중이다. 여기에도 뭔가가 숨겨진 듯한 수상함을 폴폴 풍기는 중이라고 해야할까?

3> 안보이는 영이를 위해 눈이 되어주고, 안보이는 영이를위해 대신 회사를 운영하고, 안보이는 영이를 위해 주변을 감시하는 왕비서. 그렇게, 시력을 잃고 왕비서의 보호아래 21년의 삶을 살아온 영이는, 왕비서가 자신을 어쨌다는 생각, 그 의심으로 그녀를 경계했지만... 그렇게 경계하면서 그녀에게 이미 길들여져 버렸다. 못믿겠으면서, 일개 고용인일 뿐이지만, 짜를 수 없는. 믿을 수 없지만, 현재의 자신이 의지해야만 하는 세상 단 한사람이고, 믿어야할 단 한사람이기에.

눈 대신 모든 감각이 열려있는 영이. 끝없는 의심으로 그녀를 믿지 못해도, 결국 길들여지고 의지하는 것은, 또 어쩌면, 막연하게 왕비서가 사실은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미움의 깊이만큼 함께한 시간으로 형성된, 애증이라고 해야할까? 애보다는 증이 훨씬 더 큰. 왕비서는 사랑의 깊이만큼 함께한 시간으로 형성된, 애증. 증보다 애가 조금은 더 큰.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그려질지도 궁금해지는 중이다.

4> 무철은 원래 좋은 사람이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본성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운명의 뒤틀림에 자신은 이런 길을 걷고있지만, 아직 채 펼쳐지지도 않은 미래를 가진 어린 아이들은 이 뒤틀린 세상에 발을 내딪지 못하게 하려는 듯 했다. 언뜻 보여지는 인간적인 모습, 이라고 해야하나? 부질없는 만약에, 희주가 살아있었다면 무철은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을 것 같았다. 수와 희주의 아기에게 아주 많은 사랑을 주는 좋은 삼촌이 되어줬을지도 모르겠다. 희주만을 향한 절절한 순애보. 희주가 수가 아닌 무철을 사랑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안타까움에... 그 순간, 수가 아닌 무철에게 더 마음이 쓰였던 것도 사실이다.

5> 무철은 사실, 수가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상관이 없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무철은, 수가 실패하길 더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날 이후, 죽이고 싶은 존재였을테니 말이다. 그렇기에 애초에, 수가 78억이라는 돈을 마련할 수 있을리가 없었고 그렇기에 그는 수에게 희망없는 시한부를 선고한 것이 아닐런지. 하지만, 벼랑 끝에 선 수는 살기위해 몸을 던졌고 썩었는지 튼튼한지 모를 동아줄을 부여잡고 있었다.

무철은 싫었던 것 같다. 자신이 처음 사랑했고 마지막으로 사랑한 희주가, 그렇게나 사랑했던 수가, 희주가 아닌 다른 여자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그 여자로 인해 희주를 잊은 것이. 그렇게 결국 그 여자에게 마음을 줘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래서, 수를 자극해 영이를 죽이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희선이 수의 계획에 불안요소가 되어가는 것 또한...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희주의 사심도 있는 듯 했지만... 결국, 가장 큰 이유는 평생 그 마음에 품고 아파하며 살아야할 수가, 희주를 마음에서 밀어내고 그 마음에 영이를 담는 것은 아닐까, 라는 불안감. 그래서, 떼어놓고 싶어, 하는 듯 싶었달까?

6> 무철이 수를 왜 그렇게 싫어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는 짧지만 임팩트있게 나왔다. 그냥 납득이 되었다. 그 순간 만큼은 무철의 입장에서 아팠을 정도로. 그리고, 수의 오른팔인 진성의 가정사도 조금씩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진성에게 가족은 수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소중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진성을 눈여겨 보는 무철. 수가 정해진 답과 다른 선택을 할 경우, 진성이 무철의 차선책이 될 여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가족과 수를 같은 저울에 올려놓았을 때 결정내리게 될 진성의 선택이 제대로 수긍이 갈 수 있도록, 차근차근 그의 사정을 잘 쌓아주길 바라며. 희선이의 이야기도. 난 그냥 왠지 희선이의 행동이 납득이가고 그런데, 얘가 왠지 욕을 먹는 듯 해서... 조금씩 잘 풀어내주길 바라는 중이다.

7> 드라마를 볼 때는, 영이를 중심으로 그저 바라보는데.. 드라마가 끝나면 모든 인물들을 곱씹어보게 된다. 딱히, 아직은 할 말이 없는 약혼자 마저도. 수를 경계하는 약혼자는 영이를 좋아한다, 라기 보다는 영이의 배경, 영이의 재산을 좋아한다, 라는 인상이 더 강하다.

8> 수는 처음부터 영이가 여자였는데, 영이는 언제쯤 수를 남자로 느끼게 될까? 그랬으면 좋겠다, 를 말해보자면.. 수의 행동에서 오빠가 아님을 깨닫게되는 영이가, 홀로 그를 경계하다가 그가 보이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진심을 느끼게되며 감정이 흘렀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 중이다. ...노작께서 어련히 알아서 잘 하시겠지만!

9> 전직 전문 도박사였던 수. 위기를 위기로 대처하는 그의 모습에서 문득, 그의 직업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면 그는, 매 순간 도박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아직까지는 잘 먹히고 있는데, 힘겹게 쌓아올린 공든탑이 한순간 무너질 수도 있기에 위태위태하다. 현재, 약혼자씨와 왕비서가 또다른 '수'를 찾고있는 중이고, 수에게 화상을 입힌 중태가 자신의 기억을 확신하기 위해 증거를 찾고있는 중이다. 그리고, 수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미친냔 진소라의 재등장이 아슬아슬하다.

10> 결국, 영이가 수를 믿게된 것은, 수가 준비한 거짓된 진실도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진심이 영이에게 통했던 것 같다. 강가에 잠겨가는 영이를 보며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든, 그런 영이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한 채 뺨을 때린 것, 그 모든 것이 계산된 행동은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행동 속에서 영이는 진짜 오빠 수를 느꼈고.

...근데, 자꾸 죽은 수가 생각난다. 진짜 영이오빠 수가 살아있었다면, 그래서 영이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진짜 영이오빠 수는, 아마도 영이를 만났다면 정말 많이 걱정해주고, 아파해주고, 다독여주고, 사랑을 주었을텐데... 싶어서. 수는 그런 생각을 할까? 가끔, 영이를 대한 수의 모습에서, 그녀를 향한 설레임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미안함.. 같은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감정 속에 죽은 수가 겹쳐지는 듯도 하고. 뭐, 그렇다고.

11> 처음 올린 리뷰에 합쳐서 올릴 내용이었는데, 생각보다 주절주절 말이 너무 많아서 따로 떼어내서 포스팅하기로 했다. 사실, 더 하고싶은 말이 많은데, 요정도. 그리고, 유독 영이 이미지가 중심이라고 느껴지는 이유는.. 직전에 올린 리뷰를 사실 영이 위주로 리뷰를 쓰려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만들어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것들이다. 이렇게 짜투리 잡다을 따로 포스팅한 이유 중 하나가, 요거 써먹을라고; (ㅋ)

12> 아, 수와 희주의 장면에서 김규태 감독의 단막극 '제주도 푸른밤'이 떠올랐다. 어떤 장면인지 캡쳐하고 싶었는데.. 이게 왠일? 단막극들 위주로 담겨있는 외장하드 어뎁터가 사라졌네...? 암만 찾아도 없어서 멍하다. 2주 전까지는 분명히 있었는데;; 암튼, 좀 더 찾아보고 계속 못찾으면 외장하드 케이스를 교체해야하나, 싶다. 외장하드 몇년된 거라 그런가, 여기에 맞는 어뎁터가 안찾아짐...ㅠ;;; 골골거리는 소리가 컸는데 이참에 새옷입혀주는 것도 괜찮겠지...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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