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세상이야
깊은 상처로 남았던 과거와 비슷한, 잔인한 일이 또다시 독미에게 일어났다. 그리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얘기할 때 사람들은 모르니까, 아무생각 안해도 되니까, 더 독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얼굴보고 눈빛보고 그러면 그 시간만큼은 함께 했기에 '아, 이 사람도 나랑 똑같은 사람이구나. 똑같이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깨금은 자신으로 인해 독미에게 벌어진 이 일을 피하지않고, 독미의 손을 이끌고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때, 선생님이 진실을 말해줬으면 내 인생이 바뀌었을까?
그때, 도휘가 내 편이 되어주었으면 내 인생이 바뀌었을까?
그리고, 그렇게 깨금에게 이끌려 갔던 힘겨운 자리에 서게된 독미는,
비로소 질기게 끌려왔던 지난 시절을 끊어버릴 수 있었다.
앞으로 쭉 나의 세상이 되어 줄래요?
그럴게. 고독미씨의 세상이 되어줄게. 평화롭고 밝고 환한 세상.
거짓말로 시작된 첫번째 여행. 독미는 두번째 여행의 테마는 도피로 정하고 깨금의 손을 이끌었다. 아마, 독미는 그 여행을 통해 깨금이 스페인으로 돌아가 오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안심시키고 싶었던 것 같았다. 난 더이상 세상이 겁나지 않다고. 그러니 홀로 세상 속으로 발을 내딛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고. 왜냐하면, 나의 세상은 당신이니까. 당신이 잠시 떠나있어도 늘 옆에 있다고 생각하며 기다릴 수 있다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변함없이 기다릴 것이라는, 가슴 뭉클한 고백으로 그의 마음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이 세가지 단어로 만든 문장놀이를 통한 고백.
지금까지 깨금씨 마음을 밀어내서 미안해요.
먼 길인데 길 잃지않고 찾아와줘서 고마워요.
깨금씨 덕분에 날 사랑하게 됐어요.
라는, 독미의 고백.
좀 더 빨리 찾아오지 못해서 미안해.
사랑하게 해줘서 고마워.
아줌마 사랑해.
라는, 깨금의 고백.
이제 고백해서 미안해요.
나의 세상이 되어줘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라는, 독미의 고백.
너는 나의 세상이야. 앞으로 쭉 나의 세상이 되어줄래요?
라는, 독미의 고백.
방송으로 볼 때는, 살짝 멍한 상태여서 그런가..
'너는 나의 세상이야' 라는 말이 이렇게나 가슴떨린 말인지 몰랐다.
뒤늦게, 독미의 고백에 뭉클해하는 깨금의 심정이 확 와닿아 버렸달까?
닫힌 문을 두드려 주고, 지친 어깨를 감싸주라
눈물을 닦아주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라
그렇게 서로를 사랑하라
자신의 절반을 내어주고 그 자리에 그 사람의 절반을 채우는 일이 사랑이라 생각했기에, 자신이 내어줄 절반이 어둡고 부끄러워 사랑을 밀어냈던 그 여자, 독미는 부족한 절반이 모여 완성을 향해 가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겨우 깨닫게 되었다.
빛나는 새것일 때는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지만, 세월이 흐르고 태엽감는 일을 잊어버리면 태엽시계는 고장나고 멈춰버린다. 그 남자, 깨금은 사랑이라는 태엽감는 시계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멈추지 않도록 태엽을 감기 시작했다.
그렇게, 닫힌 문을 두드려주고, 지친 어깨를 감싸주며, 눈물을 닦아주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며, 그렇게 사랑을 시작했고 또 하고있는 그 여자 독미와 그 남자 깨금은 ..가끔은 비도 오고, 가끔은 다투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사라지지 않을 세상 속에서 나를 세상으로 여기는 상대에게, 평화롭고 밝고 환한 서로의 세상이 되어줬다.
깨금이의 세상, 고독미.
고독미의 세상, 깨금이.
그리고
1>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었다. 훈훈하고 따뜻한 해피엔딩.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을 그린 드라마는, 독미와 깨금 그리고 오션빌라 사람들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했고, 그 메시지는 마지막회가 되어서 완성되었다. 솔직히, 완성도 높은 드라마, 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분명, 아쉬운 부분은 있었고 그래서 실망도 했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잊지않고 마지막까지 전달했다는 부분에 점수를 주고싶다. 요즘, 그렇지 못한 드라마들이 종종 있어서.(...)
2> 전에도 말했던가 모르겠지만, 난 이 드라마가 10부작 내외였으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싶다. 또 하나, PPL이 과하다는 것. 너무 눈에 띄었다는 것. 뭐, 최대한 극에 녹아들게 하려고 애쓰시긴 했겠지만. 아무튼, 내가 본 tvN 드라마 중에서 PPL이 가장 과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었다. 하긴, 그간 봤던 tvN 드라마가 많은 편도 아니었지만;
3> 진락이는 정말, 임기응변이 강한 것 같다. 솔직히, '이웃집 꽃미남' 웹툰연재도 즉흥적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독미를 지키기위해 '이웃집 꽃미남' 웹툰연재를 접으며, 새로운 작품 소개를 할 때.. 그 또한 즉흥적인 느낌이 확 들었으니까. 어쨌든, 독미와 깨금을 통해 진락 또한 성장을 했고, 그 것을 발판으로 꿈을 이루게 되었으니 좋지 아니한가. 그런 의미로, 동훈과 담당 편집자의 이야기로 스핀오프 짧게 안되려나? 그간 말은 안했지만, 이 커플 정말 좋았다.
4> 차도휘와 고독미가 결국 화해따위 필요없이 각자의 길을 갔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어쩌면, 아주 오래고 오랜 시간이 흘러, 독미가 그 시절을 떠올리며 덜 아파하며 웃을 수 있을만큼 상처가 무뎌지는 시간이 흐른 후, 서로 마주하고 웃으며 안부인사 정도는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가 될지도 모르겠다. 삶이란, 사람이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어쨌든, 도휘는 그때 저지른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인지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잘못을 인정했다. 절대 변하지 않을 본성. 그러나, 차도휘도 한뼘 정도는 성장하지 않았을까? 적어도, 교우관계에 한해서는.
5> 경비 아저씨가 집주인이었다는 반전. 혹시나하는 말들이 나왔었고, 지인분도 경비 아저씨 같다고 했어서,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그냥, 아... 그랬구나... 정도? 아무튼, 아저씨 또한 꿈을 이뤘고, 경비실에 남아있떤 빛바랜 흔적은 결국 지워지고 새로운 흔적이 새겨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6> 1년이 흐른 후, 헤어스타일을 변신한 진락과 독미와 깨금의 비주얼은 한층 더 빛났다. 특히, 흑발 깨금이! 아, 더 오래 보지 못하는 것이 또 왜 그렇게 아쉬운지ㅠㅠ 솔직히, 드라마의 종영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 훈훈하게 잘 마무리 되었구나, 라며. 그런데, 깨금이와 독미를 더이상 못보는 건 왠지 아쉽다. 아, 둘이 붙어서 꽁냥거리는 게 이렇게 이쁜데... 함께 붙어서 꽁냥거리는 걸 그리 많이 보지 못한 것이 새삼 아쉬웠달까?
7> 쭈욱, 몰아보면 내가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 중이다. 그런데, 아직 복습계획은 없다. 내 마음에 남은 드라마의 흔적이 희미해질 즈음, 어느 날 문득, 깨금과 독미가 그리워질 즈음, 찾아봐야지.
8> 윤시윤씨와 박신혜씨의 차기작이 꼭 내 취향의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내가 혹할만한 캐릭터였으면 좋겠다. 지금의 비주얼을 유지해주셨으면 좋겠다.
9> 다음 주에 스페셜 방송을 한다던데, 재밌게 잘 만들어주셨음 싶다. 공중파 스페셜은 늘 실망 한가득인데... tvN은 뭔가 다르리라... 믿고싶다.
10> '이웃집 꽃미남' 후속작은 인남 제작진이 만든 '나인'. 기다리는 드라마 중 하나이다. 아, 방금 인남 OST를 들어서 그런가... 인남 보고싶어진다.
11> 방영 전, 이 드라마가 '꽃미남 시리즈' 마지막이라고 했었는데.. 방영 후 '꽃미남 시리즈' 네번째가 방영된다는 기사가 났었다. 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을 원작으로 한 '꽃미남 ; 연애조작단(가제)' 이라고. 영화는 재밌게 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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