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전우치 18회) 현실 앞에서 무너진 이상, 그렇게 또 한명을 보내다

도희(dh) 2013. 1. 18. 04:20

중전을 암살하려던 맵지일행을 두고 아무리 악독하다 하여도 모두가 자신이 지켜줘야만 하는 자신의 백성들이라 말했던 왕은, 전우치를 오해했고 의심했고 버렸다. 왕에게 전우치는 자신을 도와주는 율도국의 도사에서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율도국의 도사, 즈음의 존재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러니까, 전우치는 자신이 다스리는 왕국, 조선의 백성이 아니기에 품어줄 필요가 없다, 라는. 그리고, 자신 앞에서 한없이 자세를 낮추니 멋대로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전우치 앞에선 큰소리 치면서 병판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는 조선의 왕 이거는, 강자 앞에서 강하고 약자 앞에서 약한, 그런 자였던가?

아무튼, 전우치의 도움을 받지않고 자력으로 왕권을 강화시키려던 왕은 병판의 눈을 가리는 연극을 했으나, 의심이 많기에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병판을 속이지는 못했다. 청나라 사신이 갑작스레 왕을 만나고자 하는 변수로 인해 제대로 꼬리를 밟힌 것도 있었지만; ...전우치를 버리고 자력으로 일어서려는 왕의 뜻은 대견했으나, 글로 배운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그러한 일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은 왕에게 직언을 올리는 유일한 충신, 상선을 잃었다. (다모나 부사관은 충신이 아닌 가신이 아닐런가,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엇이라도 하는 시늉을 하며 일말의 희망을 주는 것이 나은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다모가 전해주는 소식만 들으며 나라걱정-백성걱정을 입으로만 하던 왕은, 전우치의 등장과 행동력을 보이는 중전의 선행으로 인해 생각을 실천하기 위한 걸음을 걸었다. 그 첫번째가 중전의 아버지를 국선으로 맞이하는 것. 그러나 나약한 왕은 그 일로 인해서 스승과 아내를 동시에 잃었다. 그리고, 이제 의심과 열등감으로 강한 조력자를 버리고 자력으로 일어서려 어설프게 발버둥친 결과, 신념있는 선비들(좌상이 가만두지 않았을 듯;)과 상선을 잃게되었으니 말이다.

자력으로 일어서려고 할 때마다 무언가 하나씩 잃어가는 왕이 이 사건으로 무엇을 깨닫고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조선의 백성을 위해서 왕을 지키겠노라던 전우치가 이 일을 계기로 왕에게 등을 돌리길 바라는 중이다. 왕이 보인 희망은 기댈 가치가 없어 보였으니까. 그리고, 상선의 죽음은 과거 '이치'의 죽음과 맞닿아 있었다. 구하고자 했으나 되려 목숨을 빚졌던 이치, 역시나 구하고자 했으나 목숨을 빚지게된 상선. 이 일은 이치에게 어떤 깨닳음을 주고, 왕의 곁에서 맴돌며 제자리  걸음만 하던 이치에게 어떤 깨닳음을 주게될지도 궁금해진다. 상선의 죽음을 계기로 이 드라마의 마지막 시즌이 시작되는 듯 하니 말이다.

*덧*

1) 짜증나면 알아서 리뷰를 쓰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꾸준히 나름 재밌게 시청 중이었음에도 리뷰는 왠지 귀찮았던 이 드라마.. 왕이 짜증나서 몇글자라도 끄적거리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2) 이제 6회차 남았다. 아, 24부작은 진심으로 길다. 난 16부작 드라마가 딱 취향에 맞는데.. 요즘 드라마들은 기본이 20부작 이상이라서 참 버겁달까? 그런 의미로 연장없이 16부작 종영을 확정시킨 '학교2013'은 새삼 마음에 든다!. (다담주 막방인건 아쉽ㅠ)

3) 우치 레벨 업!!! 강림이랑 맞장떠서 물리치자!

4) 겉으론 좌상의 수하노릇을 하면서 뒤로 호박씨 제대로 까고있는 강림이. 얘들도 뭔가 한방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한데 어떻게 좌상과 틀어질지, 어떻게 몰락할지가 궁금하다. 하루빨리 몰락하길 바라지만 6회차 남았으니 아직까진 아니겠지? 의심많은 좌상은 필요에 의해서 강림이를 곁에 두기는 했으나 완전히 벗어던지지는 못했을 듯 싶고, 어쨌든 둘 사이에 미세하게나마 균열이 생긴 듯 싶다.

5) 중전이 정말 덕이 많은 인물인 듯 싶다. 그리고, 중전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은 우치패거리고. 왕은 뭐랄까, 이제 중전에 대해선 별다른 생각이 없는 듯 했달까? 걱정은 커녕 그리움 한조각도 안보였으니까; ...우치를 의심하고 버렸으나 우치의 보호아래 있는 중전은 안전하다는, 뭐 그런 이중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건가?

6) 고민 중이다. 파일을 소장할까, 말까. 미묘하기 때문에. 재밌는데 아.. 굳이. 그런?(ㅋ) 이러다가 그냥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치의 깨알도술씬+봉구씬들만 편집해서 소장할지도 모르겠다;;

7) 기대했던 유쾌상쾌통쾌는 ... 기대치만큼은 아님;;

8) 결론은, 봉구는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