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학교 2013 : 4회) 아이들의 현실은 어른들의 생각만큼 쉽지않다

도희(dh) 2012. 12. 12. 19:03

어른들 눈에는 쉬워보이나봐요. 애들문젠 다.

- 강주 -

 

하경이 세찬학원에 다녔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게되며 하경은 평소 그녀를 눈엣가시로 여겼던 여학생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하경은, 그 상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자신을 믿고 맞서주던 강주에 대한 미안함과 부끄러움과 두려움으로 바짝 가시를 세우며 가까이 다가오려는 강주를 밀어내며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다.

한편, 과거 친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틀어져버린 사이가 된 전학생 흥수로 인해 남순은 그동안 애써 유지해왔던 평범한 생활에 조금씩 금이 가고있었다. 어떤 문제인지는 정학히 나오지 않았으나, 그들의 대화 그리고 남순의 행동으로 봐서는, 흥수에 대한 죄책감으로 어떻게든 그에게 잘하려고 하는 중이었고 그들의 사정을 모르는 아이들의 눈에는 정호에게도 굽히지않던 남순이 흥수에게 스스로 굽히고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던 듯 싶었다.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 괴로운 건지, 의지할 친구조차 없는 상황이 힘겨운 건지, 자신의 비밀이 들통난 것이 부끄러운 건지, 그 셋에 하경만의 이유가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이라도 학교로 걸음이 떨어지지 않던 하경은 버스에서 내리지 않는 것으로 땡땡이를 치게된다. 그리고, 너와는 한 학교에 다닐 수 없다는 흥수로 인해 남순 또한 등교길 교문 앞에서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그렇게, 시험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2학년 2반의 회장과 부회장은 동시에 땡땡이를 치게된다.

버스가 한 바퀴하고도 한정거장 더도는 시간동안의 방황 끝에 남순과 하경은 학교로 돌아오게된다. 그리고, 멀게나마 돌아온 학교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선 남순과 달리, 하경은 끝내 걸음을 떼지못하고 머뭇거리게 된다. 하지만, 강주가 내민 손을 결국 맞잡으며 두 아이는 다시, 친구가 된다. 강주가 힘들었던 건 친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하경이 힘들었던 건 친구에게 미움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그 두려움 끝에서 강주는 솔직하게 손을 내밀고 하경이 솔직하게 손을 맞잡는 것으로 하나의 갈등은 일단, 매듭이 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산넘어 산. 1등 그리고 S대에 가야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듯한 하경의 상황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듯하니 말이다. 힘든 상황 속에서 자신과 대신 싸워주는 강주지만, 자신보다 못하다는 우월의식이 하경에겐 분명이 있었을테고, 예고에서 보여준 상황(강주가 수행평가 1등)은 하경을 더더욱 몰아붙히며 강주의 하경사이에 또다시 균열이 생기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경을 향한 여학생들의 따돌림도 여전할테고. 하경은 강주만 있다면 상관없다, 라는 자세로 그 아이들을 무시하겠지만.. 아마, 당할 때마다 마음이 부숴질 것이다. 남이 나에게 주는 상처에 덤덤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어른도 상처를 받으면 피가 맺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하랴...

한편, 버스를 타고 한 바퀴하고도 한정거장을 더 도는동안 갈 곳을 찾지못한 남순은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이들과 잘 지내는 남순을 본 흥수는 감춰진 남순의 과거를 끄집어 내겠노라며 남순을 자극한다. 아슬아슬하게, 아이들은 모르는 과거. 그 과거를 알고도 아이들은 지금과 같이 남순을 대할 수 있을까, 라며.. 그 말에, 그 어떤 저항도 못하는 남순. 남순과 흥수의 과거는 조금씩 흘려놓는 중인데, 그게 언제쯤 완전히 풀릴지는 미지수인 듯 싶다. (대충 다음주에 거의 풀리지 않을까, 일단 예상 중)

아무튼, 승리고에 정착해서 조용히 졸업을 하고자하는 흥수는 회장인 남순이 거슬리고, 일진이라는 정호의 건드림이 못내 귀찮기만 했던 듯 싶다. 그리고, 정호의 부름에 응하면서도 굳이 싸울 생각이 없던 흥수는, 정호의 부름에 달려온 남순을 보자 돌발행동을 하며 남순을 자극하고, 남순의 속에 애써 잼재운 본능이라고 해야할까, 그것을 깨워버리게 된다.

그렇게 일깨워진 본능으로 인해, 정호의 그 무엇에도 자극받지 않고 넘기던 남순은 흥수라는 아킬레스건으로 인해 정호에게 옴짝달싹도 못하는, 뭐 그런 상황이 되어버린 듯 했다. 일단, 예고를 보니;

그러니까, 엄마도 애를 놓친다고요.

- 세찬 -

 

아이들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인재의 모습이 어쩌면 과거 세찬의 모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스승으로 인해 방황기를 무사히 넘기고 현재의 자신이 만들어졌듯이 자신도 그런 선생이 되리라는 부푼 꿈을 안고 선생이 되고, 그렇게 인재처럼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잠깐 손을 놓은 사이에, 아이를 놓치고, 스스로도 다치고 상처받아, 더이상 상처받지 않기위해 자신을 보호하는 지금의 세찬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열정으로 뛰어다니는 인재가 한심해서 외면하려고 하다가도 자꾸만 신경이 쓰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머뭇거리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호 아버지를 찾아간다는 인재의 말을 듣고도 얽히고 싶지않아 재빨리 교무실을 빠져나갔지만, 결국 홀로가는 인재를 두지못해 함께 정호의 집을 향하는 걸 보면.. 아이들과 거리를 두고 현실적으로 그들을 대하는 세찬이 사실은 그리 냉랭하기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 했다. 어쩌다보니 자꾸만 휘둘리는 감도 없잖아 있고;

그런데, 이번 회차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재는 좋은 선생일까? 나는 거기에 대한 대답을 정확히 못하겠다. 이상적인 꿈을안고 좋은 선생이 되기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이 보이지만, 그게 좋은 선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자기소개서를 걷는 모습에서 어린시절 일기장을 검사받던 그런 기억이 떠올랐고, 반의 분위기를 묻는 인재의 모습에서 고자질이 나쁘다고 말했던 자신을 잊었다는 듯 아이들에게 고자질을 시키는 듯해서 마음이 좀 그랬다.

그런 인재를 보는내내, 누구보다 아이들을 걱정하고 신경쓰지만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춰주지 않고 자신의 시선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달까? 아이들이 내비치는 조그마한 틈에서 그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해주는 것이 아닌, 조그마한 틈은 보여줬으나 여전히 털을 바짝 곤두세운 그 마음을 제대로 열어 보여달라고 문을 두드리는 느낌이 들었달까? 그럴수록 아이들은 캬악, 하며 뒷걸음질치며 자신을 보호하고자 상대에게 날카로운 손톱을 세우는 듯 했고.

어른의 눈에 아이들의 문제는 쉬워보일 수도 있다. 이미 겪어온 시간들이기에 별거 아니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비롯된 문제는, 결코 쉬운게 아니다. 지나고나면 별거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어야만 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생이니 아이들의 모든 것을 알아야만 하는 걸까? 선생이기에 뭐든 알아야하고 또 알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제는 희미해져가는 그날의 그 시간들의 감정을 끄집어내 겹겹히 쌓인 먼지를 탁탁털어 열어보니,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 시절 내 고민을 누가 해결해줄 수 있었을까? 그리고, 난 여전히 어렵다. 그 시절, 나의 고민과 문제가.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별거 아니었던 것도 있지만, 지금의 내가 당시의 나에게 무어라 조언할 수 있냐고 한다면... 그 것 역시 모르겠다. 살아가며 겹겹히 쌓여온 시간만큼의 경험으로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되니까.

하지만, 막연한 한가지.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줘야할 존재는 선생이 아닌 친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같은 시선에서 같은 세상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갈 친구. 그리고, 선생은 그 통로가 되어줘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의 세상에서 어른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 그 것은 학교이고 또한 선생이기도 하겠지. 그 통로를 지나며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때 놓치지말고 잡아줘야 하는 것일테고..

인재도 세찬도,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들의 통로가 되어주려고는 하고있다. 하지만, 그 통로가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세상에 정답은 없는 것일테고, 아이들이 성장하듯 어른도 성장을 해나가는 존재니까.. 부딪히고 실수하고 깨지며, 성장해나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에게 마음을 내어주며 두리뭉실 좋게좋게 무조건 감싸안아주려는 은재와 마음한톨 내어주지 않으며 아니다 싶으면 차갑게 내쳐버리는 세찬. 두 사람은 여전히 접점이 없었고 그렇게 대립을 한다. 그런데, 한번은 세찬이 져주는 듯도 싶었다. 그런데, 그런 은재의 선택은 또 옳은 것일까?

예고에서 보여진 것만으로 생각한 은재의 선택은 옳지 않은 듯 했다. 은재의 선택은, 3회에서 보여줬던 교장의 선택과 별반 다를바 없어보이기도 했다. 교장은 학교의 이미지를 위해 덮어두기에 급급했다면, 은재는 아이들을 위하여 그 잘못을 덮어둔다고 생각하겠지? 그런데, 그게 과연 아이들을 위한 것일까, 은재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은 아닐까? 결국, 어른의 자기만족을 위해 처벌없이 죄는 덮어지고 그렇게에 그에 대한 반성이 없는 아이들은 더욱 엇나가고, 그로인한 갈등은 더더욱 심화될테고 그 갈등은 어디에서든 터지게 될테니 말이다.

 


*덧*

1) 세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뼈가 있는 듯 해서 집중을 하게된다. 좋은 선생은 아닐지라도 괜찮은 사람 능력있는 강사인건 분명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리고, 말로서 사람을 제압하는 카리스마도 겸비했고.

2) 선생들이 완성체가 아닌 성장형 캐릭터라 학생의 성장만큼이나 기대가 된다. 인재는 어떤 '강함'을 보여줘서 아이들의 마음을 얻고 좋은 통로가 되어줄지도 궁금하고. 강하다는 거, 쎄다는 거, 그건 힘이 쎄고 싸움을 잘한다는 게 아니라는 걸, 어떤 형식으로 다룰지도 궁금하다. 

3) 남순이 캐릭터 정말 매력있다. 2반 지키미 남순이 좀 그만 괴롭히라고 말하고 싶달까? 근데, 난 정호도 안쓰러웠다. 드라마라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랬다. 게다가, 정호는 뭐랄까... 쎈척하지만 강자에게 숙일줄아는 약간의 찌질함도 가미되어서 ... 뭔가 참 맘이ㅋㅋ 근데, 체육선생에게 숙일줄 아는 정호를 보면, 쎄다는 것이 힘만 쎄다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막연히 알고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4) 엔딩즈음의 흥수는 미친미르를 연상하게 만들며, 역시, 저 배우는 저런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린다며 혼자 꺄~ 모드. 흥수의 등장으로 인해..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복습하고 싶어지는 중. 아, 올 겨울은 왜 이렇게 보고싶은 드라마가 많은가 모르겠다.

5) 캐릭터와 이야기를 잘 조화시키는 듯 해서 현재까지는 꽤나 마음에 드는 중이다. 남순과 하경이 얽히는 부분, 그렇게 비밀을 하나둘 공유해나가는 모습부터, 남순과 정호와 흥수의 이야기가 따로 또 같이 얽히는 것, 은혜와 하경과 강주의 이야기에 엄친아 전회장의 이야기까지 얽혀나갈 다음 이야기도 그래서 기대가 되는 듯 했다. 이렇게 이야기가 연결되며 반 전체의 이야기가 그려질 듯도 싶고.

6) 지금처럼 마지막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괜찮은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런 장르의 드라마의 맥이 끊기지않길 바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