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학교 2013 : 3회) 각각의 공간 속에서 시작된 갈등

도희(dh) 2012. 12. 11. 20:58

너무나 다른 교육관을 가진 2-2반 공동담임의 팽팽한 대립

학부모들의 입김을 핑계삼아 세찬을 반강제적으로 2-2반 담임자리에 앉히는 것으로 교장은 눈엣가시인 인재를 자르기로 한다. 그리고, 영우만 학교에 다닐 수 있다면 잘리는 것도 각오했던 인재는 순순히 그것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우연찮게 그 사실을 알게된 아이들이 반농담으로 자신들을 버리지말라며 아쉬움을 내비치자 아이들을 놓을 수 없었던 인재는 또다시 용기를 내고, 결국, 세찬과 공동담임을 맡게된다.

제자따위 만들고 싶지않았던 세찬은 사실, 담임따위 하고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약점을 알고있는 교장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수락하게 되었고, 내심 인재가 거센 반발을 하기 원했던 것 같다. 그러나, 순순히 물러나는 인재를 반 자포자기 상태였을 그는, 인재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내비치자 대놓고 기뻐하기에 이르더라. 강경한 교장 앞에서 인재는 공동담임이라도 하겠노라했고, 담임으로서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기쁨에 세찬또한 수락하며 너무나 다른 교육관을 가진 인재와 세찬은 2-2반의 공동담임이 되었다.

아이들이 먼 훗날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꿈을 갖길 바라는 인재와 당장 다가올 내일의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게 만들고자하는 세찬. 두 사람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선생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는 인재의 시선과 강사로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세찬의 시선으로 보이기도 했고, 이상적인 인재와 현실적인 세찬으로 구분되기도 했다. 정확히 누가 옳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나긴 인생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인재의 이상이 세찬의 현실보다 아름답지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인재의 이상이 아닌 세찬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인재와 세찬의 팽팽한 대립은 그 사이에 끼어있는 아이들의 수난으로 이어졌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듯 하달까? 이러한 팽팽함 끝에서 타협점을 찾아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그나마 괜찮은 답을 찾게될런지, 이상으로 추가 더 기울게 될런지는 극이 더 진행되어봐야 알게되지 않을까, 싶다. 세찬의 현실로는 추가 기울 것 같지는 않다. 팽팽한 대립 속에서 함께 성장하며 '좋은 선생'이 되어갈 것만 같은 두 사람이고, 숨겨진 세찬의 과거사가 드러나고 그의 상처가 치유가 된다면... 그또한 어쩐지 현실에서 한발 물러서 이상에 발을 담글 것만 같으니까.

이건, 극이 좀 진행된 후의 일일테고... 언제까지 팽팽한 대립을 하며 아이들의 등이 터져나갈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선생이 둘이니 아이들이 고생스럽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선생의 장단에 맞춰야할지 우왕자왕하게 될테니 말이다. 선생 각자가 교육관에 따라 내린 과제로 인해 벌써부터 등이 터져나가고 있었지만. 저러다 파가 갈릴지도 모르겠다.

하경의 수난시대

특목고를 목표로 했으나 다 떨어지고 승리고에 입학한 하경은 S대를 목표로 하고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서라면 뭐든 해야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특목고 아이들만 다닐 수 있다는 세찬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첫회에서 왜 하경이는 남순에게 자신이 세찬학원에 다니는 것을 비밀로 하라고 협박했는지에 대한 답이 3회가 되어서야 나왔다고 해야하나?

그러던 어느 날, 과거 함께 스터디를 하던 아이들이 세찬노트를 빌미로 하경을 스터디그룹에 끼워넣으려고 하지만 이미 세찬노트가 있는 하경에겐 필요가 없었고, 거절했다. 그러나, 은혜의 열등감과 남순의 오지랖으로 인해 하경은 세찬노트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게되었고, 같은 날 세찬학원의 아이에게 특목고가 아닌 것을 들키게 되며 고고한 자존심 하나로 버티던 하경의 자존심은 바닥으로 내팽개쳐졌고 그것을 남순에게 보이게 된다.

세찬의 오지랖과 입방정으로 인해 하경의 자존심은 꾸깃꾸깃 짓밟히게 될 듯했고,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늘 혼자만의 성에서 고고하게 자존심을 세우던 하경이 어떤 성장의 한걸음을 걷게될지가 일단, 이 드라마 초반을 맡게될 에피소드의 한 줄기가 아닌가, 싶다.

전학생 흥수로 인해 당황한 남순

'그냥' 학교를 다니는 남순은 반의 아이들과 완전히 섞이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동떨어지지도 않은 채, 그냥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존재감없이 그냥 그렇게 조용히 지내다가 졸업을 하고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로 인해 반 회장이 되었고 남순은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중심에 서게되었다. 그러나, 그 중심에서도 한발짝 옆으로 비스듬이 기댄 채, 그렇게 그냥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자기보다 강한 자에겐 묵묵한 듯 쎄게 약한 자에겐 한없이 따뜻하게 다가가는 남순. 정호의 시비와 일방적 폭행 속에서도 그저 묵묵히 자신의 자리만을 지키던 남순이 크게 동요할 일이 생기고 말았다. 그것은 전학생 흥수의 존재. 정호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던 중 그들을 저지한 흥수와의 만남에 흠칫거렸던 남순은, 다음날 온 전학생이 흥수란 것을 알게되며 멘붕이 온 듯 싶었다. 그리고, 남순이 반 회장이라는 것을 알게되며 놀란 듯 그리고 비릿한 미소를 짓는 흥수.

두 사람의 만남에서 보여준 반응이나 예고를 보면, 둘 사이에 어떤 과거사가 존재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4회에서 풀릴지 조금씩 풀어내며 하경의 이야기와 함께 이 드라마의 극 초반을 담당하게 될지는 일단 봐야알 것 같았다. 하경과 은혜의 갈등, 남순과 흥수와 정우의 갈등. 그리고 이 갈등 속에서 팽팽한 대립을 하는 선생들이 취할 입장. 그렇게, 선생들과 아이들은 이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고 한걸음 성장하게 될까, 가 시청포인트려나?


그리고

1) 2학년 2반 지키미 남순..

2) 남순과 절친된 영우는, 남순 옆에서 떨어지지를 않는다. 흥수와 남순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교실 안에서도 절친답게 꿋꿋히 남순의 주위를 지키는 영우! 근데, 그 영우 역을 맡은 배우가 최다와 동갑이란 말에 흠칫;

3) 흥수 역의 김우빈씨. 아, 너무 간만이라 반가웠다. 미미에 이은 또 하나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런지! 문득, 화크의 빨간머리 미미가 보고싶어지는 중.

4) 세찬쌤과 인재쌤 티격태격거리는 거 너무 귀여움! 특히, 계단 위에서 정말... 그 키차이하며ㅋㅋ 그래도 왠지 멜로는 반대. 뭐, 두 사람의 멜로가 보고싶다면 '동안미녀'를 보면될테니까. 무.. 물론, 여주 나이 밝혀지며 접은 나였지만;

5) 생각보다, 의외로, 기대보다, 이 드라마가 좋다. 역시, 난 이런 아이들의 성장스토리가 담긴 학원물에 약하다. 현재, 주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 선에서 주변의 아이들의 이야기들도 하나 둘 풀어나가게 되면 더 재밌을 것 같다. 일단은, 하경의 자존심과 은혜의 열등감, 흥수와 남순의 과거사와 정우의 개인사, 공동담임의 갈등, 그 사이에서 하경과 남순의 풋풋한 럽라도 피어날 것 같고.. 이 이야기들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풀어나가는가도 이 드라마의 시청포인트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