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학교 2013 : 2회) 교권붕괴의 책임, 학교에게 물어보다

도희(dh) 2012. 12. 10. 19:14

정호와의 대립 중 일방적 폭행을 당하던 남순이 욱하는 마음에 의자를 집어들게되는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영우가 의자를 유리창으로 던지게 된다. 영우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정호는 그 자리를 뜨게되고, 특수학생인 영우가 걱정된 남순은 영우를 그 자리에서 내보내는 것으로 그 죄를 뒤집어쓰게 되었다. 사건의 시작과 끝에는 친구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끝없는 경쟁과 냉혹한 현실 속에 놓여진 학교는 아이들의 마음을 바라보고 보듬어줄 여유는 없었다.

깨진 유리창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에게 올바른 지도를 하기보다는 그 사건으로 인해 일어날 파장이 두려워 덮어두기에 급급했던 학교로 인해 진실은 뭍히고 남순이 모든 죄를 짊어지고 징계를 받게된다. 그런 학교의 결정이 못마땅하던 인재는 영우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되지만, 진실을 밝히자니 남순과의 약속을 깨는 것이고, 진실을 덮어두자니 자신의 것이 아닌 죄로 벌을 받을 상처가 걱정되어 진실을 밝히지도 덮어두지도 못한 채 끙끙거릴 뿐이었다.

그러던 중, 인재는 세찬이 그 상황의 목격자이자 방관자임을 알게되며 그와 대립하게되고, 그들의 대화를 엿듣게된 교장은 남순에 대한 징계를 철회한 대신 영우 학교에서 쫓아내는 징계를 내린다. 영우에 대한 징계가 남순에게 내렸던 징계보다 강력했던 이유는 영우가 특수학생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학교에 들어오기 전 각서를 썼던 영우의 부모는 학교보다 약자의 입장에 서있었고 또한 무지했기에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인재는 그 사건으로 인해 학생을 보호해주는 학교에 대한 믿음이 있던 남순과의 약속을 지키지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교복을 입고있으면 학교의 보호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학교에 다니는 것이 좋은 영재를 지켜주고 싶었지만, 기간제 교사의 한계에 부딪혀 고민하게 된다.

 

기간제 교사라는 현실과 교사로서의 사명감이라는 끝없는 고민 속에서 인재가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던 중 교장에 의해 마지막 인사를 하게된 영우, 그 상황을 반발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 라는 이유로 절반의 마음을 내려놓았을 즈음, 반친구들을 향한 영우의 마지막 인사와 영우를 향한 남순의 마지막 인사는 인재가 여전히 가지고 있는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일깨워주고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줬다.

인재의 용기로 영우는 학교에 남을 수 있게되었고, 영우의 마지막 인사 그리고 그 인사에 대한 남순의 인사로 마음 한구석이 괜히 찡했던 아이들은, 영우가 다시금 학교에 남을 수 있는 상황을 크게 기뻐했다. 아이들은, 특수학생인 영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괜히 불편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영우가 학교를 떠나건 말건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다시 영우가 학교에 나온다해도 전과 별반 달라진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영우가 학교에 남게되자 기뻤던 이유는, 자신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교장에 대립하는 고작 시간제 교사인 힘없는 담임이 보인 용기 속에서 자신들을 방치한다고 여겼던 학교가 어쩌면 자신들을 보호해주고 있다고 느꼈기때문이 아닐까?

학교가 학생을 보호해주리라는 믿음, 그 믿음을 가진 남순과 영우로 인해 인재는 용기를 냈고, 그런 인재의 용기로 인해 학교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한 아이들의 마음에 하얀 눈 한송이가 내렸다. 그 눈은 곧 녹아 사라졌지만, 내리고 또 내리면 언젠가 쌓이게 되지 않을까..  

오랜 시간 학교 안에서 느긋하게 살아가며 찬찬히 학생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노교사는 말한다.
아이들의 생각은 전과 변함이 없다고.

그리고, 이 드라마는 한해 한해가 다른 학교의 현실 속에 갇혀있는 아이들이 사실은 전과 다를 바없노라 말하는 듯 했다. 학교가 감옥같아서 수업을 마치면 감옥을 탈출하듯 우르르 빠져나오지만,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며 그 속에서 보호받고 싶어한다고 말하는 듯도 했다. 그러나,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만큼 아이들이 처한 환경이 변했고 그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위한 아이들의 발버둥이 전보다 심해졌고, 어제와 마찮가지로 오늘을 살아가는 어른들은 세상의 변화보다 아이들의 변화에 민감해지며 그렇게 서서히 놓아버리고, 그렇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조금씩 그러나 너무 느리지않게 학교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1회가 교권붕괴를 말했다면 2회는 그 교권붕괴가 그저 학생의 잘못일까, 학교에게는 잘못이 없을까.. 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르게 고치기보다 대외이미지 때문에 수습하기 급급하고 학부모의 입김에 휘둘리는 학교는 더이상 아이들에게 신뢰를 주지못한 것은 아닐까, 라고.

교사로서의 사명감이 사라진 선생에게 학생의 의무를 보이지 안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학생의 의무를 상실했기에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잃은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일 먼저인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이 드라마는 끝없이 문제제기를 할 것이고 어떤 방식으로든 문제해결을 할 것이다. 또 어쩌면 흘러가게 둘지도 모르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