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추태후 4회 - 다정했던 오누이들, 운명의 엇갈림의 시작되다?

도희(dh) 2009. 1. 12. 18:44

훗날의 천추태후 '황보수'가 동생인 황보설과 함께 경종의 비가되며 그녀의 파란만장한 운명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물론, 솔직히 말해서 그녀가 어떤 운명으로 살아갈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정도면 어마어마한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보냈겠죠. 그 것이 허구든 진실이든, 일단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오해하지말고 보기로 했습니다. 이 드라마가 끝나고 여기저기 기웃거린 결과 '역사왜곡'이란 말도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닥 신경쓰지않고 궁금하다면 내 나름대로 그 시대를 이야기하는 책들을 살펴보며 드라마는 드라마로서 즐길 생각입니다. 게다가 그 시대에 살지않은 혹은 그 시대에 살았다더라도 그녀 외에는 그녀의 삶을 정확히 아는 사람도 없을 테고 말이죠.



1. 경종의 콤플렉스이자 모두의 두려움이었던 그 사건의 실체

고려사열전 최승로전은 광종대의 대 숙청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경신년부터 16년간 간악한 자들이 앞을 다투어 진출하여 참수와 중상이 성행했으므로 옛신하들과 이름난 장수들은 차례로 살육당했고, 골육인척들도 모두 멸망하였다 또 자신의 외아들에 대해서도 의혹과 시기를 품어 바야흐로 경종이 태자로 있을 때 항상 안심하여 살지 못했다고 기록되어졌다. (나레이션 中)

수의 할머니(신정태황후 황보씨)는 수를 설득하기 위해서 '과거'의 일은 자신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해줍니다.
역모를 꾀한다는 참소 한장으로 시작된 무차별적인 살육을 한 황제가 결국은 아들인 지금의 경종마저 죽이려고 하지만, 모후였던 대목황후가 그 칼에 대신 죽었고 그 일로 경종은 살아날 수 있었지만 황보씨의 가문은 모조리 죽음을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설마, 광종이 미치광이 폭군이 아닌이상 정말 저렇게 칼을 들고 온 궁안을 누비며 사람들을 죽여대며 다녔겠어요..;
짧은 순간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저런 설정을 하셨나보다 싶습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광종은 조선사에 비교하면 '태종'과 같은 인물이라고 합니다. 대목황후는 원경왕후와 비교할 수 있는 여장부였다고 하고요. 그녀의 모친인 신정태황후도 '여걸'이었다는 표현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네요. 저는 점점 '광종'의 시대가 궁금해집니다. 나중에 '제국의 아침' 역사채널에서 재방해주면 챙겨봐야겠네요. 들으면 들을수록 꽤나 흥미진진해져요.

무튼, 그 일이 경종이 6살때 일어난 일이고 기억못할 줄 알았던 그 때의 일을 경종은 기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것도 외할머니인 '신정태황후'의 그릇된 권력욕으로 인해 그 모든 일들이 일어났다고 여기며 신정태황후를 무척 증오하는 것으로 나타나더군요. 어린나이에 어미를 잃고 아비에게 언제 죽임을 당할지 모를 두려움 속에서 자란 경종은 집권초기에는 꽤나 총명했는데(신정태황후의 말을 빌리면), 점점 정신줄을 놓은 왕이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음, 저는 조선과 비교해서 '연산군'이 생각나더군요.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모후에대한 강한 그리움 같은 것이요. 아마 그래서 모후와 같이 여걸의 기질을 가진 황보수에게서 모후를 느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2. 나름 꽤나 다정했던 오누이들의 엇갈림의 시작 

왕치와 황보수와 황보설은 꽤나 다정다감한 오누이였지만, 그들의 성격과 꿈만큼은 전혀 다른 아이들이었습니다.
오누이인데 왜 성이 다르냐면, 왕족들은 근친혼이 성행했는데 부부가 성이 같으면 보기에 그래서(?) 공주(여성)들은 근친혼을 하게되면 모후나 외할머니... 그 쪽의 성을 선택해서 가질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이 되어서야 엄마의 성을 따를 수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앞서나간 시대가 아닌가 합니다. 대충 주워들어보니, 고려시대까지는 여성의 권력(?) 입김? 그런 것이 꽤나 강했지만 유교사상을 받아들인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점점 여성의 권리? 권력?이 점점 약화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무튼, 그래서 황보수와 황보설은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인 '신정태황후'에게서 자랐는데 아들인 치는 아버지의 성을 따라서 '왕'씨로 성을 이어받았고 딸인 수와 설은 할머니의 성씨인 '황보씨'를 이어받았다고 합니다.

이 세명의 오누이는 2회 초반에 나왔듯이 꽤나 사이좋은 다정한 오누이였습니다. 오죽하면 이 아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대립하고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가에 대해서 궁금해질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 수록 왜 그런지 알 것 같네요.



실제 역사적 기록의 고려'성종'의 성품은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천추태후'의 왕치는 나쁘게 말하면 약간 찌질한 느낌이고, 좋게 돌려서 말하면 자신이 만든 틀 안에서만 세상을 보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그틀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 생기면 그 것이 무엇이든 막아서려고 하기도하고요.
그러니까, 자신이 바라는 일. 자신이 나가야하는 길에 대해서만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하기싫은 결혼도 할 수 있고, 가문또한 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 방해되는 자는 사랑하는 여동생일지라도 미워하고 질투하는 그런 사람으로 비춰지네요. 지금은 미움과 질투지만, 나중엔 쳐내버리기도 하겠죠?
그래서 현재는 자신이 왕이되기 위해서의 최대의 걸림돌 '경주원군'을 엄청나게 견제하고 싫어하고있습니다.
왕치는 어린시절부터 황제가 되기위한 교육을 받아왔고, 스스로도 황제가 되기위해 노력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게다가 그의 스승의 영향을 받아서 자신의 가문과는 대립되는 신라계(여기서는 그렇다는군요)의 뜻을 받아들여 그들의 도움으로 왕이된다고 하는 것 같네요.
여동생들이 경종의 비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 엄청난 질투를 해대다가 사실은 그 것이 자신을 살리기위한 여동생들의 희생이란 것을 알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는 왕치의 모습을 보며 이 녀석도 참 안쓰럽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동생들의 희생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결국은 황제가 되었지만 서로 칼끝을 겨누게 되겠죠...? 무슨 이런 운명이 다있다니...;



역사 속의 '천추태후'는 그리 좋은 평을 받는 인물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뭐, 이런저런 말들이 있더군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니 그런 기록을 100% 믿지않고 삐닥하게 다른 시점에서 이 드라마는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드라마 '천추태후' 속의 황보수는 여걸의 기질이 강한 아이입니다. 활쏘기와 말타기와 무술을 좋아하고, 오래 전의 고구려의 땅이었던 드넓은 영토를 되찾고싶어하는 그런 아이죠.
신랑이 '광개토대왕'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던 수는, 경종의 비로 들어가기까지 참 많은 고민 끝에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오라버니인 치의 목숨을 살려야한다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냥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약간의 욕심이 그녀에게 생기지 않았을까 합니다. 할머니는 자신만이 황제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하고, 그러니 스스로 황제의 마음을 사로잡아 그를 성군의 길을 가도록 돕고, 더불어 광개토대왕같은 왕이 되도록 도와서 드넓은 영토를 되찾고싶다. 뭐 그런...? 그런 생각이 잠시 들더군요. 치의 여동생인데, 그 정도의 욕심은 당연히 부릴 수 있다고 생각되더군요.
할머니의 '너는 니 고모를 너무 많이 닮아서 사랑은 얻지못할게야'라고했지만, 할머니가 간과하는 것이 하나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경종은 자신의 모후를 닮은 '수'에게 빠져든 것이니, 혹시 아나요? 모든 아들들의 이상형은 인정하든 안하든간에 결국은 엄마같은 여자라던데, 그런 엄마를 닮은 수를 사랑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게다가 '나를 이렇게 막아서서 훈계한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버젼도 조금 섞여있고...;
그나저나 김치양은 언제쯤 등장하지? 김치양은 아역이 없나봅니다. 은근히 기다리고있는 중인데...;



제왕의 길을 가고싶어하는 오빠 치와 드넓은 영토로 옛영광을 되찾기를 바라는 언니 수와 달리 설의 소망은 첫눈에 반해버린 '경주원군'의 아내가 되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형제들에 비해서는 터무니없이 수수한 소망이지만 설에겐 정말 크고도 간절한 소망이 아니었을까해요. 자신의 방식대로 마음을 표현하지만, 나이차이가 엄청많은 상대는 귀여운 여동생 정도로만보고, 경종에게 시집간다고 자길 좀 구해달라는 진심어린 말에 존칭까지 써가면서 축복아닌 축복을 해주시니 말이죠. 뭐, 축복이라기보다는 '힘내고 견뎌라. 아자아자.' 뭐 이런 느낌이었지만요.
캐릭터 설명을보니, 하늘에서 강림한 선녀같은 여인이라고 묘사된 걸로 기억하는데 - 어린시절의 설은 무척 해맑고 티없이 투명한 그런 아이로 묘사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느껴졌거든요. 이런 아이가 갑자기 찾아온 사랑에 설레이고 꿈을 꾸다가, 너무 갑작스럽게 그 사랑을 끝내야해서 참 많은 열병을 앓지나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예고에 보니, 황후가 되어서도 경주원군을 그리워하며 우는 것도 그렇고 참 안쓰러워요. 막 시작되려는 사랑을 시작도 하기전에 접어들게 만들었으니 그 아픔이 오죽하겠어요? 아픈만큼 많이 성숙해지겠죠?
물론, 후에는 경주원군과 결국 사랑해서 아이까지 낳긴한다지만, 그 것도 참 비극적이죠. 이래저래 참 안쓰럽고 안타까운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그만큼 예쁘게 만들어주지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나저나, 설은 정말 해맑고 발랄했습니다.



3. 현재 가장 무섭게 느껴지는 분... 신명황태후

저는 이 분이 참 무섭게 느껴집니다. 손녀들에겐 인자하고 다정스런 할머니이지만, 손자에게는 엄하고 냉정한 할머니.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꽤나 강하고 결단력있는 카리스마를 갖추신 분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 자신을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이들의 과거사를 읆게만드는 능력이라니...
물론, 드라마의 전개상 그들의 캐릭터를 한번에 설명하기위한 장치란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나랑 엮이려면 니들 과거사를 한번 읆어보거라~ 하는 모습을 보며 그리 호락호락한 분은 아니란 것이 아주 약간 느껴졌습니다. 어찌되었든, 캐릭터 소개차원에서 시작한 과거사 읆조리기였으니 말이죠. 게다가 적을 더욱 가까이두고 경계하려는 모습은 자신의 틀에서만 생각하는 치의 뒷통수를 치는 격이기도 했습니다. 치는 할머니한테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들게 만들어주시더군요. 게다가 모진 세월 속에서 아들과 딸들이 모조리 죽어나가는 것을 제 눈으로 똑똑히 보고 살아왔으니 그만큼 더욱 강해지지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녀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 것은, 수가 황제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소리를 듣고 눈빛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였습니다. 황제의 마음을 얻기위해서는 어린 손녀도 내줄 수 있다는 정치적인 결단력.
처음엔 수의 마음을 떠보는 듯 하더니, 결정적인 순간에는 두 손녀를 모조리 내주는 그녀를 보면서 참 무섭다란 생각을 많이했습니다. 물론 경종이 내놓아라~ 한 것이라지만, 사실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된 것이기도 하잖아요?






전개가 빠르다고 해야하는지 적당하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주 예고를보니 벌써 수가 임신을 하더군요.
아쉬운 것은 이제 정신줄 놓으신 경종을 볼 날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거겠죠? 너무 연기잘하시고 멋져요..;;;;
게다가 아역들의 연기가 너무좋아서 성인연기자들이 나오면 어색해하는 건 아닐까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특히, 황보수 역의 김소은양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아요. 꽃보다 남자의 가을이랑은 정말 다른 이미지..;
이제 경종의 황후이자, 성종의 누이이자, 목종의 어미인 황보수의 첫번째 운명인 '경종의 황후인 헌애왕후'의 길을 걷게되네요. 그 길도 그리 평탄하진 않을 것 같고... 수와 설자매의 힘든 결혼생활 기대하며...;;;